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걸 당신이 몰랐으면 합니다.
온라인 게임에 불편한 사람이 있다. 나는 관계를 해결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남은 유일하고도 남들보다 조금 나은 능력이 '문제해결' 뿐이라, 그리고 직원과의 관계 문제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상대는 관계를 회복하길 바라지 않았고, 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져버린 체 나를 없는 사람 취급을 하고 있다.
부서장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네지만 나와 눈을 마주치고도 아는 척을 하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고, 대면 보고도 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보고를 직접 오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철저하게 무시하고 거부하기 시작했고, 다른 직원을 대신 보내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직원에게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부서장에게 보고를 했으나 부서장은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고, 본인에게는 깍뜻한 직원을 오히려 두둔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더 아무렇지 않게 다른 직원들 앞에서 더 나를 무시했다.
한쪽은 관계를 해결하고 싶어도 다른 한쪽이 저렇게 일방적인 노선을 정해버리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고용 기간이 정해져 있는 직원이라 아무렇지 않게 '어차피 안 볼 사이'라는 말을 나에게 하던 직원이었다. 내가 그 직원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임시직 직원이기 때문에 다시 안 볼 사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직원들이 계약이 끝나고 나가더라도 좋은 일이 있으면 한 번씩은 연락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바람이 있었다.
그런데 일 년 정도 겪음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직원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건 매우 이상적인 꿈같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사람에 대해서 멍청할 정도로 보이는 있는 그대로 믿고 그들에게 진심을 다 하는 사람이어서 나를 잠깐 보고 말 사람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태도에 많이 다치고 아파했던 시간들이 꽤 깊었다.
그들은 과거 경험을 통해서 잠깐 보고 말 사이에 대한 적응이 익숙해져 있는 상태라 그런 경험치가 없어서 본인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내가 오히려 이상하고 불편하기까지 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계속 더 나아지길 바라서 본인들에게 에너지를 쏟는 나를 부담스러워했고, 진심을 다해 신경 써주는 것보다 오히려 무관심한 게 더 나은 듯해 보였다. 예전에는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 갖지 않고 무관심했다고 토로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그때가 본인들은 더 편했다고로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진심을 다해서 상대를 붙들고 말하고 부탁해도 상대한테 전혀 다가서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과 그런 상대에게 한동안 에너지를 쏟다가도 결국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만다는 것과 그러고 나면 그 상대가 너무 공포스러울 정도로 무서워진다는 것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도망치게 된다는 것과 그래서 내가 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걸 비참하게 알게 된다는 것과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또 무기력해진다는 것.
직원에게 마음을 쓰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일만 하는 관계 딱 그만큼, 그러니 그 직원한테도 상처받지 말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직원은 아무렇지 않은데 나 혼자만 신경 쓰는 거니까 그렇게 마음 쓸 필요 없다고 그러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근데 내가 그게 참 안된다. 그게 참 어렵다.
시간은 흐를 것이다. 그 직원의 계약 종료도 다가올 것이다. 그러면 이 모든 게 끝이 날 것이다. 그래도 온전하게 편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일은 어떻게든 해낼 자신이 있는데 사람은 아무렇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 상대가 눈앞에서 없어진다고 해도 그 상흔이 시간의 무게만큼 그대로 남아있어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조금 덜 힘들고 아프기만을 그리고 처음부터 마음을 제발 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