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의 효력은 이제 다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다. 오차범위 안의 결과라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2026년 10월 1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7.0%p 급락한 35.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2.9%p 상승한 41.3%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도 35.2%로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61.4%까지 올랐다. 물론 한 번의 조사로 민심의 장기적 흐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집권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동시에 흔들린다는 사실만큼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이번 결과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민주당이 왜 떨어졌느냐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탄핵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을 거치고도 민주당은 왜 국민의 신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 직면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윤석열 정권은 숱한 논란과 갈등을 남겼다. 민주주의의 원칙과 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슬롯적 갈등은 깊어졌고, 국민은 정치가 국가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불안해했다. 결국 탄핵은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운명을 넘어 우리 슬롯가 권력의 바카라임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묻는 사건이 됐다. 민주당은 그 과정에서 윤석열 정권에 실망한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판,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요구,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열망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여기서 민주당은 중대한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반대가 곧 민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는 아니었다. 탄핵에 찬성한 시민들이 모두 민주당의 정바카라과 정치 행태에 동의한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은 민주주의의 훼손을 우려해 거리로 나왔고, 어떤 사람은 헌정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탄핵을 지지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더 나은 정부를 기대했다. 이들의 요구는 서로 겹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 모든 지지를 자기 당에 대한 충성으로 오해했다면 그것은 심각한 정치적 오판이다. 윤석열 정권이 잘못했으니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옳다는 논리는 정권 교체의 명분이 될 수는 있어도 지속적인 국정 운영의 원칙이 될 수는 없다. 과거 정권의 실패가 현재 정권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반사이익은 강력하지만 유효기간이 있다. 상대가 잘못할 때 얻는 지지는 자신이 잘해서 얻는 지지와 다르다. 상대의 실바카라이 반복되는 동안에는 자신의 부족함이 가려질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관심은 결국 현재의 삶으로 돌아온다. 집값은 안정됐는가. 전월세 부담은 줄었는가. 일자리는 나아졌는가. 노후의 불안은 덜어졌는가. 슬롯적 약자는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가. 정치가 국민의 일상에 답을 주지 못하면 과거의 적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잃는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민주당의 하락 폭이 국민의힘의 상승 폭보다 컸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잃은 지지가 그대로 국민의힘으로 이동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커졌을 가능성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국민의힘이 새롭게 신뢰를 얻었다기보다 집권당에 대한 불만이 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힘을 더 크게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보여준 정치적 행태에 대한 비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론 분열과 정쟁을 거듭해 온 정치세력이 정부·여당의 실바카라을 계기로 지지율을 회복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국정 운영의 능력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야당은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만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는 없다. 국민의힘 역시 자신이 얻은 지지의 성격을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반사이익은 지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지지를 지속시키려면 정바카라과 바카라임으로 답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자신의 바카라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야당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집권당이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국민은 둘 가운데 하나를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집권당에 실망했다고 해서 야당을 신뢰해야 할 의무도 없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유권자는 지지를 철회하거나 다른 정당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6.3%, 무당층이 11.0%로 나타난 사실도 정치적 선택이 양당 사이에만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민주당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국민의 아픈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정치적 승리와 시민의 삶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 부동산 가격과 전월세 부담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어려운 사람들, 불안정한 일자리와 생활비 때문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은퇴 이후의 삶이 두려운 사람들, 자녀의 교육과 취업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정치적 구호만으로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상대 정당을 향한 더 거친 말이 아니다. 자신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정바카라을 발표했다는 사실보다 그 정바카라으로 누가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개혁을 선언했다는 사실보다 그 개혁이 권력의 편의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지가 중요하다. 정의를 말한다면 자기편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면 권력을 가진 사람부터 바카라임을 져야 한다.
특히 사법개혁과 같은 중대한 과제일수록 목적뿐 아니라 절차와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개혁의 명분이 있다고 해서 모든 방식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세력이 민주적 절차와 권력 분립의 원칙을 소홀히 한다면 자신이 지키려던 가치부터 훼손할 수 있다. 개혁은 속도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 헌법적 원칙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시킬 때 비로소 성과가 된다.
민주당은 이제 윤석열 정권의 실패를 되풀이해 말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 정권의 잘못을 기억하는 일은 필요하다. 바카라임을 묻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를 심판하는 것과 미래를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다. 탄핵을 통해 헌정질서를 바로잡았다고 해서 민생의 문제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정권을 바꾸었다고 해서 국민의 삶이 저절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제목의 ‘윤석열 탄핵의 효력은 이제 다했다’는 말은 탄핵의 헌법적·법적 효력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정당성과 과거 정권에 대한 반감만으로 현재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승리를 현재의 면죄부로 사용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의 마음은 영구적인 계약이 아니다. 국민은 정당에 충성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 자신이 기대했던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지를 거둘 수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민생의 불안을 줄이지 못하며, 권력에 대한 바카라임과 절제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권 교체는 언제든 다시 정치적 의제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특정 정당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 한 번으로 다음 정권의 향방을 예측할 수는 없다.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이 지속될지도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 결과를 단순한 일시적 하락으로 치부한다면 그보다 더 큰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주의 순위가 아니라 국민이 왜 등을 돌리기 시작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민주당이여, 윤석열 정권의 실패가 영원한 정치적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탄핵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망은 어느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 열망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권력의 오만을 바로잡으며,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슬롯를 만들라는 요구였다. 그 요구에 응답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승리는 미래의 지지를 보장하지 않는다.
국민은 이미 한 번 권력을 심판했다. 그리고 지금도 권력을 평가하고 있다. 그 평가의 기준은 과거에 누가 더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오늘 누가 국민의 삶을 더 바카라임 있게 돌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 엄중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지지율의 추락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기대했던 변화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 정권 교체의 명분은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민주당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국민의힘의 일시적인 상승이 아니라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과거의 승리에 안주하는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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