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이론의 매력과 함정
어떤 글은 분명히 똑똑하다. 문장마다 작가의 시선이 들어 있고, 개념은 정교하고, 감정을 주는 미사여구와 세련된 인용문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이런 글을 오래 읽지 않는다. 그 방대한 내용에 감탄하면서도 정작 글에서는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처음에는 '이 작가는 참 박식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거리감이 생겨나게 된다. 글 안에는 많은 사유의 흔적들이 들어 있고, 필요한 이론들이 들어 있어도, 정작 그 내용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만을 쓸 수는 없다. 사람들은 눈높이에 맞는 글을 필요로 한다.
그런 점에 오토이론은 제법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토이론은 말 그대로 자기 자신(auto)과 이론(théorie)이 만나는 글쓰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말을 너무 쉽게 이해하면 오해가 생긴다.
개인적인 경험만으로는 조금 가볍고, 그렇다고 이론으로만 가득한 글은 너무 무겁다. 오토이론이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둘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둘을 배치할 때, 자기 경험을 짧게 쓰고, 거기에 유명한 철학자나 이론가들의 사상을 붙여 넣는 식으로 흐르기 쉽다. 아니면 어려운 철학적 이론을 길게 설명하는 도중에 개인적인 일화를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배치로 오토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토이론의 핵심은 경험이 이론을 필요로 하게 되는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투리를 쓰는 것이 왜 창피한 일이어야 할까? 반대로 서울말투를 따라 하고 싶은 걸까? 고급 레스토랑 예약을 할 때 왜 입고 갈 옷을 걱정해야 할까? 가족에 대해 쓰려고 하면 왜 사랑보다 불편함이 먼저 올라올까? 아이에게는 왜 끊임없이 죄바카라감을 느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순간, 나의 기억은 더 이상 단순한 회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론을 상기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오토이론의 가장 큰 매력은 여기에 있다. 내 일상에 두꺼운 바카라 안에 쓰인 추상적인 문장이 붙는 것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바카라 속 문장이 내 일상의 한 장면을 다시 해석하는 도구가 된다.
이러한 경험은 '내가 겪은 일'을 '내가 속한 세계를 읽는 방법'으로 바꾸어 준다.
최근 흥미로운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오토이론으로 무엇을 할까요?'라는 제목의 온라인 세미나가 프랑스의 문학비평 플랫폼 파뷸라(Fabula)를 통해서 진행되었다.
오토이론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오토이론으로 무엇을 할 건지라는 제목부터 오토이론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토이론은 하나의 형식적인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무언가를 하는 실천적인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할까?
짧게 말하면 사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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