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라이팅과 자기서사의 확장
우리는 매일 삶을 쓴다.
거창하지만 사실이다. 꼭 일기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휴대폰 메모장에 남긴 한 문장, 오래된 가족사진 아래 적어둔 날짜, 누군가에게 길게 보낸 메시지, 병원 진료 기록의 몇 줄, 여행지에서 올린 짧은 피드, 아이가 처음 말한 단어를 적어둔 노트, 부모의 목소리가 남아 있는 녹음 파일까지. 모두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지나가며 남긴 흔적들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런 흔적들 가운데 일부만을 문학으로 인정했다. 자서전, 유명 작가의 일기, 회고록, 에세이나 산문집, 예술가의 편지 같은 것들만이 문학의 범주에 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삶은 한 권의 바카라 안에만 머물지 않게 되었다. 종이, 사진, 영상, 메시지, 블로그, SNS 피드, 기사 댓글, 가족의 기억, 그리고 때로는 법정 증언이나 인터뷰, 병원 기록 속에 흩어져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 흩어진 삶의 조각들을 하나의 넓은 장 안에서 읽으려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것이 바로 라이프 라이팅(life writing)이다.
라이프 라이팅은 말 그대로 '삶을 쓰는 일'을 의미한다. 여기서 '쓰기'는 좁은 의미의 문학적 글쓰기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라이프 라이팅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서전과의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프랑스 자기서사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이름 중 하나는 필립 르준(Philippe Lejeune)이다. 그는 1975년에 발표한 『자서전적 계약(Le pacte autobiographique)』에서 자서전을 이렇게 정의했다.
실제 인물이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며, 특히 자기 인격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쓰는 회고적 산문
이 한 줄 안에는 네 가지 조건이 들어 있다.
산문이어야 하고, 개인의 삶을 다루어야 하며, 저자와 화자와 주인공이 같은 인물이어야 하고, 서술은 회고적이어야 한다.
그의 정의는 전통적인 자서전의 골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서전에서는 저자, 화자, 주인공이 하나의 이름으로 묶인다.
이러한 특징은 사람들이 자서전을 읽을 때, 바카라 표지에 적힌 이름과 본문에서 '나'라고 말하는 목소리, 그리고 이야기 속 주인공이 같은 사람이라고 믿게 만든다. 르준이 말한 '자서전적 계약'은 이러한 감정을 충족시키는
장치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서전과 소설의 차이를 단순히 실제와 허구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떤 계약(가정) 아래에서 텍스트를 받아들이는지라고 보았다. 그리고 계약은 제목, 표지, 저자의 이름, 서문, 인터뷰 같은 주변 장치까지 포함했다.
하지만 라이프 라이팅은 이보다 훨씬 느슨하고 넓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라이프 라이팅은 완결된 서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서전이 대체로 한 사람이 자기 삶을 회고적으로 정리한 한 편의 완성된 글이라면, 라이프 라이팅은 기록 자체가 짧은 메모 같이 파편적일 수도 있다. 일기 한 권이어도 되고, 편지 묶음이어도 된다. 가족사진과 그 밑에 적힌 짧은 설명, 어떤 사건의 증언이어도 된다. 심지어는 내가 직접 쓴 글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누군가가 나의 삶을 기록한 전기, 연구자의 음성파일, 가족 누군가가 남긴 회고 역시 라이프 라이팅의 영역에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는 한 권의 자서전보다 훨씬 더 많은 방식으로 자기 삶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고, 편집하고, 괜찮은 것들은 공개적인 장소에 올린다. 어떤 순간은 글로 남기고, 어떤 순간은 침묵으로 남긴다. 어떤 기억은 가족 단톡방에 남고, 어떤 후회는 아무에게도 보내지 않은 메모 속에 남는다.
삶은 더 이상 하나의 연대기로만 남지 않는다. 여러 매체에 흩어진 기록들의 배열로 존재한다.
라이프 라이팅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단지 장르를 넓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개념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 라이팅의 백과사전(Encyclopedia of Life Writing)』을 편집한 마가레타 졸리(Margaretta Jolly)는 매우 인상적인 진단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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