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세게 부딪힌 한유를 기괴한 눈이 따라왔다. 석진은 쓰러진 한유 위로 펄쩍 뛰어내려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작고 깡마른 몸뚱이에 힘이 넘쳐났다. 형사들이 석진의 팔을 휘어잡아 한유에게서 떼어내려고 애썼다.
"너도 그들이 보이지? 네 눈에 악령이 있어!"
"미친놈아. 안 떨어져!"
석진은 끌려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한유의 귀에 대고 입술을 달싹거렸다. 수갑을 채우는 데 성공한 장 형사가 석진을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일어선 석진은 난동을 피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겁먹은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한유, 수고했다."
장 형사와 동료들이 석진을 조사실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동안 한유는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목덜미가 얼얼했다. 복도에서 뒤엉킨 발자국소리가 어지럽게 바닥을 울렸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문이 활짝 열린 조사실 앞으로 긴 그림자가 드리우더니 석진의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희번덕거리는 석진의 눈이 새빨갛게 변해 한유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못 믿겠으면 거울을 봐. 당장 네 눈깔을 뽑아야 할걸. 낄낄낄."
한유의 귓가에 대고 속닥거리던 그 기괴한 웃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메아리쳤다.
하필이면 병가를 쓴 다음 날 지각이었다. 한유는 급하게 경찰서 안으로 뛰어들었다. 로비에서 경찰관 둘이 민원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유는 그들의 시선을 피해 빠르게 로비를 지나치려 했다.
"몸은 좀 괜찮아요?"
한유를 불러 세운 것은 서 형사의 목소리였다. 로비에 있는 전신거울을 통해 그의 등 뒤로 서 형사가 자판기에서 종이컵을 꺼내는 모습이 보았다. 한유는 뒤돌아서서 고개를 깊이 수그렸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