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 학부생으로서 의사소통개론, 한국어학, 음운론, 언어기관 해부생리학, 아동발달 등 언어치료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과정을 마치고 나면, 2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창성장애, 언어발달장애, 조음음운장애, 신경언어장애, 음성장애 등 전공 전반의 장애 영역을 깊이 있게 배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이론적 기틀을 다지고 나면 언어치료 학도들은 다음으로 어떤 과정을 거칠까? 당연히 임상을 준비하는 과정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언어치료실 내에서 대상자에게 직접 적용할 구체적인 치료기법을 체득하는 것이다.
치료기법의 이론을 배우다 보면 그 뿌리를 찾아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아동 대상자에게 특히 효과적이고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 바로 ‘행동수정모델’이다. 행동수정모델(Behavior Modification)은 인간의 내면적 요인보다는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외적 행동을 중시하는 접근법이다.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반하여 부적응적인 행동은 ‘소거’하고, 바람직한 행동은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모델은 학교 및 심리상담 현장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만큼 뛰어난 효과성을 입증받았다. 행동 수정의 핵심 기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 가지를 꼽자면 역시 ‘강화’와 ‘소거’다. 특히 강화는 정적 강화와 부적 강화로 나뉜다. 정적 강화는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이나 스티커 같은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그 행동의 빈도를 높이는 방법이고, 부적 강화는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아동이 싫어하는 불쾌한 자극을 제거해 주어 바람직한 행동을 유지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반면 소거는 벌 중에서도 가장 온건한 형태로, 문제 행동이 일어났을 때 그동안 주어지던 관심이나 보상을 철저히 차단하여 행동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유도하는 기법을 뜻한다.
실제 임상 관찰 결과, 언어치료 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것도 바로 이 기법이었다. 현장의 언어치료사 선생님들은 거의 모든 과정에서 강화 기법을 활용하고 있었다. 아동 대상자가 목표 언어를 산출해 냈을 때, 아이의 나이나 장애 특성을 고려하여 스티커나 사탕 같은 물적 강화제를 주거나, 아낌없는 칭찬과 하이파이브 같은 슬롯적 강화제를 제공하며 아동의 언어 사용을 격려했다. 나 또한 이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명확하고 발랄한 칭찬이 아동에게 얼마나 강력한 역동으로 작용하는지 눈여겨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변화가 더뎌 보였던 아동도 어느 순간 불쑥 언어력이 성장해 있어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교수님의 말씀도 떠올랐다. 다만, 이 방법이 성인 치료에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강의 내용도 함께 기억에 남았다. 성인에게는 단순한 칭찬이 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마음은 어떨까? 나는 이 행동수정 기법을 우리 마음의 물길을 돌리는 데 적용해 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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