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 동물과 친해지기

by프리여니v


만약 네가 초록색 보석을 가진 사람이라면 너는 어떻게 그 보석이 너에게 있음을 알 수 있을까? 그 보석을 혼자 꼭 쥐고 있는 것만으로는 그 가치나 빛깔, 생김새 등을 자세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오로지 타인에게 내어줌으로써 초록색 보석은 다각도로 빛을 발한다. 우리 안의 사랑도 이와 같지는 않을까.




고양이 엄마가 되어보기로 결심하던 때가 생각난다. 나의 목적은 꽤 불손한 편이었다. 바로 ‘귀신 쫓는 고양이’를 구하는 것. 당시 내가 살던 곳은 주택 2층이었는데, 집을 보러 다닐 당시만 해도 볕이 잘 들고 안전할 것이라 기대하며 계약했다. 하지만 막상 살다 보니 한여름에도 집 안에 기묘한 한기가 돌았다. 벽 한쪽에는 곰팡이가 피어 전체를 새로 도배해도 다시 곰팡이가 뒤덮을 정도였다. 게다가 아무리 운동을 하고 피곤한 채로 집에 돌아와 잠을 청하려고 해도 도저히 잠은 오지 않았고, 저녁 내내 무서운 생각만 가득해질 뿐이었다. 아직 계약 만기도 1-2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참다못한 나는 결단을 내렸다. ‘고양이를 들이자.’ 그렇게 동물과 나의 깊은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들이자마자 내 마음의 온도는 달라졌다. 물론 여전히 밤마다 잠은 오지 않았고 무서운 느낌도 그대로인 듯했지만,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옆에 있어준다는 사실의 파급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셌다. 때로는 데려온 고양이의 눈매가 매서워서, 저녁 내내 내 옆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행동에 더 놀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불손했던 우리의 시작은 내 마음의 중심을 단단히 고정해 줄 만큼 힘이 세져 있었다.


동물과 함께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전과 비교해 할 일이 다섯 배는 늘어난 것 같았다. 또한 돈도 꽤 필요했다. 특히 새끼 고양이는 아픈 일이 많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자주 동물병원을 들락거리며 고양이의 건강을 관리해야 했다.


그렇게 고양이 엄마가 된 지 햇수로 7년쯤 되었을 때 나는 새로운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함께 산바카라할 존재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또다시 조금은 불손한 마음으로 강아지들을 데려왔다. 그리고 요즘 내가 늘 내뱉는 말은 단연 “귀여워”이다.


말간 존재들의 말간 눈과 말간 몸짓을 보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슴속에 뜨거운 심장 하나가 뛰고 있다면 분명 이 작은 존재들에게 단번에 사랑을 느낄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그리고 이 존재들을 보며 배울 것도 많다. 밤을 새우며 불행에 절어 있는 너라면 더욱이 배울 것은 차고 넘친다. 이는 특히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 《동물》에 잘 나타나 있다.



나는 모습을 바꾸어 동물들과 함께 살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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