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전제가 삶의 문장을 쓴다!

by프리여니v


대화 시 반드시 참이어야 하는 것


최근 한 상담 프로그램에서 일 순위가 일인 남편과 깊은 우울에 빠진 아내의 사연을 보았다. 아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부재로 느꼈던 지독한 외로움을 지금의 남편에게서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남편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나 또한 남편의 잘못이 크다는 점에는 동의를 했다. 하지만 언어치료를 공부하는 나의 시선은 조금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바로 아내의 인생이라는 문장 밑에 깊게 박힌 ‘전제’였다.


언어학에서 전제란, 어떤 말을 할 때 그 문장이 성립되기 위해 반드시 참이어야 하는 숨겨진 바탕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내 동생이 또 지각했어”라고 말하려면, ‘나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과 ‘동생이 전에도 지각한 적이 있다’는 전제가 참이어야만 문장이 성립된다. 이는 화자와 청자가 정보를 정확히 주고받는 화용 능력인 ‘참조적 의사소통’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청자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혹은 어떤 전제를 공유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비로소 온전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아내에게 남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 너머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당신의 마음에는 지금 ‘나는 외로운 존재다’라는 강력한 전제가 깔려 있어요. 그러니 그 주춧돌 같은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 전제가 공고하면 인생은 묘하게 흘러간다. 내 안의 주춧돌이 ‘외로움’으로 설정되어 있으면, 우리 뇌는 그 전제를 증명해 줄 현실만을 끊임없이 호출한다. 남편이 바쁜 상황은 그저 객관적인 사실일 뿐이지만, ‘외로움’이라는 전제를 가진 그녀의 세계에서는 그 사건을 가져와 “역시 나는 오늘도 외로워”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완벽한 재료로 사용한다. 전제가 바뀌지 않는 한,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을 곁에 두더라도 기어코 그 안에서 외로움의 단서를 찾아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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