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에서 엔트로피까지 — 이 단어는 처음부터 짐이었다
빠르게 일어나든 간신히 일어나든 아침을 맞이하는건 누구나 하는 일이다.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배설을 하고 아침을 준비하는것은 본능에 가까운 행위 이다. 그러나 씻는것 그것은 나에게 일종의 에너지가 필요했다. 나의 뇌에서 그건 본능이 아니라 슬롯적인 에너지로 분류되어 있나보다 그렇게 씻다보니 이건 노동같다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노동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생겨났고 왜 깃털처럼 가벼운 느낌이 들지 않는걸까 왜 노동을 생각하면 기쁨이 먼저 몰려오는것이 아니라 무거운 돌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거나 공기가 가라앉아 숨을 조여오는 기분이 드는걸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벽숲의 궁금증을 해결합니다] 에서 (이젠 거의 시리즈가 되어버린..) 클로드와 함께 노동이란 무엇인가 노동이라는 말은 왜 무게가 있는가에 관해 파헤쳐본다. 심심풀이로 읽어 보시길..(아 그러기엔 너무 진지하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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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결국 무게를 짊어지는 형상의 언어라면 앞으로 노동이라는 단어를 모르는척하는것이 삶을 가볍게 만들것인가 아니면 노동을 실제 적게 하려는 노력이 삶을 가볍게 만들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노동이 없이는 슬롯도 없다. 노동의 응고가 만들어낸 의자에 난 지금 앉아 있다.
노동이 없이는 개인도 없다. 노동을 연소시켜 지금 이 위치에 있게 된것이다.
우리는 매일 노동을 한다. 그 사실은 너무 당연해서, 노동이라는 말 자체가 왜 그렇게 무거운지를 거의 묻지 않는다. '일을 한다'와 '노동을 한다'는 표면적으로 같은 행위를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문장이 만들어내는 감각은 전혀 다르다. 일은 그냥 하는 것이고, 노동은 짊어지는 것에 가깝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이 글은 노동이 어떻게 돈이 되었는지, 혹은 어떻게 소외나 소명이 되었는지를 다루지 않는다. 그런 물음들은 이미 다른 글들이 충분히 파고들었다. 이 글이 따라가려는 것은 더 앞선 물음 —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왜 처음부터 이 무게를 품고 태어났는가 — 이다.
어원부터 시작해서 물리학의 공식, 정치경제학의 개념, 세포생물학의 회로, 심리학의 구조를 차례로 걸어가다 보면, 하나의 결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노동은 한 번도 '가진 것'이었던 적이 없다. 쓰이는 순간에만 존재하고, 쓰이는 순간 동시에 사라지는 것 — 그것이 노동의 본성이다.
어원학 · 단어가 짊어진 것
라틴어 labor는 '고통, 피로, 고난, 노력의 산물'을 동시에 뜻했다. 몇몇 언어학자들은 이 단어가 labō(비틀거리다, 쓰러지려 하다)와 연결된다고 보았다 — 무거운 짐 아래서 몸이 휘청이는 이미지가 단어의 씨앗에 있다는 것이다. 현대 어원학자 중 일부는 이 연결을 회의적으로 본다. 하지만 의미의 층위는 분명하다. labor는 처음부터 '하는 일'이 아니라 '견디는 하중'에 가까웠다.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에 들어온 뒤에도 이 무게는 사라지지 않았다. labour는 14세기 영어에서 '신체적 고난, 어려움, 역경'을 뜻했고, '출산의 진통'을 가리키는 표현(labour of birth)도 같은 어근에서 나왔다. 짐을 지는 것과 생명을 낳는 것이 같은 단어 안에 겹쳐 있었다.
독일어 Arbeit의 계보는 더 어둡다. 고대 고지 독일어 ar(a)beit는 '수고, 고생, 고통'을 뜻했고, 고대 색슨어 arƀêdi는 '고난, 시련, 고통'이라는 뜻이었다. 더 깊이 파고들면 이 단어들의 인도유럽어 조상은 *h₃órbʰos — '고아, 종, 노예'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독일어로 '노동'을 가리키는 단어는, 어원적으로 자기 것이 없는 사람이 하는 행위에서 왔다.
한자 '勞(로)'는 '불꽃이 타오르는 모습' 위에 '힘'(力)이 겹쳐진 글자로, 불을 때며 힘을 써야 하는 일의 고됨을 형상화한다. 한국어의 '일'이 비교적 중립적인 뉘앙스를 가진 것과 달리, '노동'은 이 한자 계열의 무게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서로 다른 언어들이 독립적으로 노동을 명명할 때, 하나같이 고통·하중·상실의 어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노동이라는 행위를 경험한 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무언가에 '눌려 있다'는 느낌이었다.
laborāre — "일하다; 고통받다; 고난 속에 있다"를 동시에 뜻하는 라틴어 동사 *h₃órbʰos — Arbeit의 인도유럽어 어근. "고아, 종, 노예" 勞 + 力 — 불꽃 위에 힘. 불 때며 고되게 일하는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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