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1일

직선의 시간 안에서

by새벽숲

베란다 창문으로 바이올린 재봉틀 그리고 고대유물같이 생긴 나무함이 보인다. 모두 한때 잘 사용했던 나의 동반자였다가 지금은 퇴물이 된 물체 들이다. 물체를 사랑하는 것 기분 좋게 사용하는 것 쓰임을 다하는 것은 중요한가. 의사 선생님께서 취미를 갖으라고 하셔서 그동안 관심 있었던 바이올린을 용기 내어 배웠다. 귀를 간지럽히는 음율은 없이 날카로움만 가득했지만 행복했다. 선생님의 문제라고는 못하겠고 바이올린을 배우는 일은 온몸의 근육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매번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서서히 흥미를 잃어 갔다. 재봉틀로 많은 돈을 벌었다. 무언갈 만들어 나가는 것 씨실과 날실만으로 이루어진 평면을 입체로 만들어가는 것은 너무 즐거운 일이었다. 뭐든 팔아 전기세를 내야 했었지만 끝까지 지킨 것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이 재봉틀이다. 혹시나 다시 일어서야 할 때 예전처럼 돈을 만들어 줄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은 재봉틀을 끌고 다니게 했다. 사실 사는 값과 파는 값의 차이가 형편없이 차이가 나는 이유도 있었다. 지역 프리마켓에서 천연수세미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 시장을 구경하다가 운명처럼 깎아 만든듯한 둥근 나무함을 만났다. 아프리카쯤에서 건너온 것만 같은 아우라를 갖고 있지만 매끈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작은 뚜껑이 있는 힘을 5000원에 사가지고 왔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동안 동전함으로 사용하다가 어느새 시시해져 짐 구석에 박혀있던걸 이번 이사를 하며 베란다 재봉틀 위로 안착하게 되었다.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눔을 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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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가도 세상을 구하고 싶다가도 그럽니다. 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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