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0일

직선의 시간 안에서

by새벽숲

7시 반에 일어난다. 잔잔한 음악을 틑어 놓는다. 화장실에 가서 이를 닦고 온다. 다시 침대로 가서 뒤척거리다가 8시쯤 부엌으로 슬며시 나간다. 어제저녁에 냉동실에서 꺼내놓은 아빠가 직접 농사 지어 삶아서 가져오신 옥수수 3개를 전자레인지에 4분 돌린다. 4분으로 만족스러운 식감이 안 나온다. 4분 더 돌린다. 너무 뜨겁다. 12시 3시 6시 잠에서 깨어 화장실을 가기도 하고 핸드폰을 보기도 하다가 잠든 밤이었다. 옥수수를 간신히 짚어 먹는다. 맛있다.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옥수수 본연의 달큰함이 올라온다. 아빠는 옥수수에 자부심이 있었다. 매년 옥수수를 심으신다. 옥수수만 먹으니 목이 메인다. 호두와 아몬드가 들어간 국내산 콩으로 만든 작은 두유를 하나 꺼내 함께 먹는다. 다 먹고 약을 먹는다. 아침은 약을 먹기 위해 대부분 의무적으로 먹는다. 난 길을 잃는다. 무얼 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잠에 든다. 기억나지 않는 꿈들을 꾸고는 10시에 일어난다. 음악이 맘에 들지 않는다. 오키오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듣는다. 영혼이 깨어나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얼음물을 한잔 만든다. 아직 부족하다. 얼음물에 커피를 타서 젓는다. 오늘은 휴식의 날이다. 써제낀 소설의 문장들을 좀 정돈하고 손절한 클로드계정의 글들을 정리해서 분류하고 다른 계정의 클로드를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 소설의 연대기와 세계관을 오래전에 사놓은 두루마리 종이에 길게 적어, 보기 편하게 해 놓기로 계획했었는데 오늘 해야 한다. 빨래는 지난 주말에 해놓아서 할 게 별로 없다. 방청소 조금만 하면 일상은 회복된다. 이제 씻을 시간이다. 씻고 마치 출근이라도 하는 것처럼 카페로 가서 일을 해야 한다. 소설 쓰는 것도 일처럼 하고 있는 나 정상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작은 의무감을 심어주는 건 작은 긴장과 함께 능률이 오르는 일이다. 도파민에 대해 생각한다. 예전에 써놓은 블로그에 누군가 좋아요를 눌러서 들어가 보니 에너지에 관한 글이었다. 인체의 에너지 정신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에 관련된 글이다. 생각해 보니 온라인카지노에도 에너지에 관한 글을 하나 써야겠다고 생각된다. 오늘 할 일 중에 하나 더 추가이다. 할 일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아 씻기 귀찮다. 시간은 11시 반이 다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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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가도 세상을 구하고 싶다가도 그럽니다. 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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