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의 시간 안에서
이상하다는 단어는 이상하다. 스스로 서지 못한다.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 길 창밖으로 걸어가는 사람을 멍하니 바라본다. 걷는 모양이 좀 이상하시네 이상하다는 게 뭐냐면 어디 아프신 거 같지도 않고 다치신 거 같지도 않은데 뭔가 이상하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이상하게 걸어가시고 계셨다. 이상하다.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이내 아 이상하다는 단어가 좀 이상하네? 이상하다는 건 평균 보통 평범을 조금 벗어난 것 그러니까 통계학과 관련이 있는 건가? 보편타당한 이라는 단어와 동족인가? 그러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단어인데 그럼 그 기준이 없다면 이상하다는 단어는 성립이 안되고 이상함은 존재하지 않는 게 되니 이상하다는 단어는 스스로 서지 못하는 단어이네.... 이상하다라는 단어를 별로라고 순간 생각했다. 누군가를 판단한다. 무언가를 판단한다. 그 잣대는 균형이다. 그 균형은 뇌세포에 오래전 각인된 것인지 아니면 미디어에 노출되어 중독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단어다 아니다. 이상하네 다른 단어를 서둘러 찾아본다. 걸음걸이가 독특하시네? 뭐라고 해야 할까 허리를 꼳꼳이 세우고 걸으시느라 다리가 허리를 못 따라가고 어깨가 춤을 추는듯한 모습이 신기하다.라고 정도로 하면 될까. 이상하게 걷다. 한문장안에 이 모든 내용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상하다는 문장은 무바카라임한 단어이다. 그럼에도 내 상태가 이상하다 평소와 다르다라고 이야기하니 또 너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상하다는 단어는 시 같은 단어인가. 다시 이상하다라는 단어가 좋아진다. 이상하다는 많은 뜻을 품고 있는 신비한 단어를 오늘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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