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만들어 준 지금
“뭔가 뒤집을 때는 주저 말고 확 뒤집으세요.”
“떨어진 건 다시 붙이세요. 보는 사람도 없는데 알게 뭐예요?”
영화 《줄리 & 줄리아》에 나오는 대사다. 두 주인공은 처음부터 무엇이 될지 알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좋아서 배우고,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나에게도 선뜻 뒤집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을 때마다 나를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신경 쓰였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됐다. 이걸 배워서 뭘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기회를 흘려보내도 자꾸만 해보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는 몰랐다. 망설이며 시작했던 일들이 지금 내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은.
“선생님 수업 정말 좋았어요. 진심이 담긴 수업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마음을 달래는 수업이었어요. 제가 채워지는 시간이었어요.”
수업을 마친 뒤에는 종종 이런 인사를 듣는다. 그럴 때면 뿌듯하다.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며 준비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좋은 시간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고맙다.
나는 사람들 앞에 서서 강의를 한다. 글쓰기와 바카라 쓰기를 가르치고, 식물과 색, 그림을 매개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수업을 진행한다. 내가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16년 동안 홍보 일을 했다. 보도자료를 쓰고 행사를 기획하고, 위기관리 업무를 하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상황에 맞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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