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을 위해 준비한 시간은 15시간, 150시간, 15일?
“저희 모두 여러 역할들에 엄청 애쓰고 있는데
보면 누구도 격려해주지 않는 것 같다 싶어요.
작은 목표를 설정해 두고, 그걸 성취해 내시면
스스로를 충분히 잘했다 토닥토닥해 주세요.”
내가 처음 맡았던 15분 강의의 마지막에 건넨 말이었다. 발표를 맡겠다고 손을 든 건 나였다. 그때는 알지 못했던 강사로서의 시작이었다.
15분을 이야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썼을까. 15시간이었을까. 15일이었을까.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준비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강의를 하던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2022년 11월, 예비 평생학습활동가 50여 명 앞에서 지난 1년의 경험을 들려주기로 했다. 그동안 평생학습매니저로 일하며 수업을 모니터링하고 현장의 크고 작은 일들을 기록했다.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강사와 학습자의 반응은 어땠는지 보고서를 쓰는 일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발표는 달랐다. 일 년 동안 했던 일들을 시간순으로 늘어놓을 수는 없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15분 안에 무엇을 남겨야 할까. 지나온 시간을 다시 들여다봤다. 무슨 일을 했는지보다 그 일을 하며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어떤 때 어려웠고 무엇이 도움이 되었는지를 생각했다.
말하고 싶은 것이 많아질수록 덜어내야 할 것도 많아졌다. 자료를 만들고 대본을 썼다. 소리 내어 읽으며 시간을 맞추고 다시 고쳤다. 그 무렵에는 바카라 쓰기 지도자 과정의 원고 마감과 수료식 준비까지 겹쳐 있었다.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15분을 채우는 것보다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남길지가 더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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