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숲의 신 혹은 고독의 환상 세상은 「이웃집 토토로」를 아이들의 순수함이 불러온 기적이라 예찬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 엄마의 부재 ' 라는 거대한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아이들이 필사적으로 지어 올린 정서적 가설물 에 가깝다. 아픈 엄마, 바쁜 아빠, 그리고 낯선 시골 마을. 그 불안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는 대신, 숲속의 거대한 괴물을 '친구'로 명명하며 스스로를 구원하기 시작한다. 토토로 : 숭고한 자연인가 , 유아적 방어기제인가 토토로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그저 거대한 몸집으로 아이들을 덮어주고, 비 오는 날 함께 서 있어 줄 뿐이다. 이것은 완벽한 '수동적 위로'다. 현실의 어른들이 해주지 못하는 '조건 없는 곁'을 아이들은 숲의 정령이라는 형상으로 투사한다. 우리는 토토로를 귀엽다고 말하지만, 사실 토토로의 그 거대한 입과 날카로운 손톱은 본래 공포의 대상이어야 마땅하다. 아이들이 그 기괴한 존재를 다정하게 느끼는 이유는, 현실의 고독이 그 괴물보다 훨씬 더 무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