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노케 히메 멧돼지의 저주와 인간의 밥그릇 세상은 「모노노케 히메」를 자연 보호 메시지를 담은 생태주의 애니메이션이라 말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누구도 선(善)일 수 없는 지옥도에서 벌어지는 밥그릇 싸움'에 대한 지독한 보고서다. 여기에는 악당도, 영웅도 없다. 오직 제 새끼를 먹여 살리기 위해 타자의 목줄을 끊어야만 하는 생존의 필연적인 비극 만이 존재한다. 재앙신의 탄생 : 상처 입은 자가 휘두르는 증오의 연대 작품의 시작을 알리는 재앙신은 본래 숲의 수호신이었던 멧돼지다. 인간의 총탄에 몸을 뚫린 그가 고통과 원한에 사로잡혀 온몸에 검은 지렁이 같은 저주를 두른 채 마을을 습격한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악'의 기원을 보여준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재앙신인 존재는 없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일방적인 상처와 그로 인한 고통이 해소되지 못할 때, 피해자는 가해자보다 더 잔인한 괴물로 변모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빌런'들 역시, 어쩌면 슬롯라는 거대한 총탄에 맞고 썩어가는 재앙신일지도 모른다는 서늘한 메시지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