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9월,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의 좁은 실험실.
알렉산더 플레밍은 여름휴가에서 돌아와
바카라상 위의 접시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떠나기 전 그는 서둘렀다.
포도상구균을 키우던 접시를
치우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돌아온 접시에는
푸른곰팡이가 번져 있었다.
실험은 망가졌고
몇 주의 수고는 허사가 된 듯했다.
누구라도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왜 치우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그도 잠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접시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가까이 들여다보았다.
곰팡이 둘레에
맑게 비어 있는 동그라미가 있었다.
세균들이 사라진 자리,
무언가가 그들을 녹여낸 자리였다.
작은 빈자리에서
세상을 바꿀 약이 시작되었다.
후회는 접시 위의 한숨처럼 짧았고
배움은 뒤로 오래도록 이어졌다.
후회란 지나간 시간을 향해 손을 뻗는 일이다.
그러나 손은 닿지 않는다.
배움은 지나간 시간에서
오늘 쓸 것 하나를 건져 오는 일이다.
서둘러 보낸 말 한마디,
확인하지 않고 내린 결정,
돌이킬 수 없는 계절을 지나 보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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