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망

목을 길게 빼고 먼 곳을 보다

by은파랑

바라다라는 말은
바라보다에서 왔다.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은
본래 무언가를 본다는 것과
같은 자리에서 태어난 말

먼 곳에 있는 것을
오래 바라보는 일

눈길이 길어지고 길어져서
마침내 마음이 되었을 때

그것을
열망이라 불렀다.

옛사람들은 이런 기다림을
학수고대라 했다.

학이 목을 길게 빼고
먼 하늘을 바라보듯

오지 않는 것을 향해
목을 길게 빼고 서 있는 자세

그것이 열망의 몸짓이었다

소망은
가만히 두 손을 모으는 일이지만

열망은
발뒤꿈치를 들고
목을 길게 빼는 일

소망은 눈을 감고 비는 것이지만

열망은
눈을 크게 뜨고
어둠 속에서도 기어이
그것을 찾아내려는 일

열망이란
그렇게 오래
목을 꺾어가며
한 방향만을 바라보는 일

바라보는 일이 깊어지면
마침내 바라는 일이 된다는 것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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