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네덜란드 동물행동학자
니코 틴베르헌은
재갈매기 두 마리의 경계선을 지켜보았다.
맞설까 물러설까
날개는 떨리는데
부리는 엉뚱하게
풀잎을 뜯고 있었다.
싸우지도 못하고
달아나지도 못한 채
두 마음이 부딪친 틈에서
세 번째 몸짓이 새어 나왔다.
그는 그것을 전위 행동이라 불렀다.
갈 곳 없는 긴장이
엉뚱한 자리로 옮겨 앉는 일
싸울까, 달아날까
그 사이에서
몸은 늘 다른 길을 찾는다.
사람에게도 그 틈이 있다.
시험지 앞에서, 전화벨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긴 복도 위에서
생각은 앞으로 달려가고
몸은 여기 붙잡혀 있어서
남은 힘이 손끝으로 모인다.
한 번 물면 조금 놓이고
두 번 물면 숨이 트이고
세 번 물면 시간이 가고
네 번 물면 마음이 닳는다.
손톱은 작은 풀잎이었다.
뜯어도 뜯어도 다시 자라는
내 안의 조용한 경계선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이름이 불리기 직전의 대기실
말없이 손끝만 붉어지던 순간
싸울까, 달아날까
그 사이에서
손톱을 뜯고 있었다.
당신은 묻는다.
왜 그렇게 손을 가만두지 못하느냐.
대답 대신
뭉툭해진 손끝을 가만히 펼쳐
기다림이 지나간 자리를 보여준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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