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은
어느 식당의 웨이터를 관찰했다.
그는 계산이 끝난 주문은
금세 잊어버렸지만
아직 서빙하지 않은 주문은
정확히,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었다.
끝나지 않은 일이
끝난 일보다
마음속에 더 오래 머문다는
자이가르닉 효과였다.
낮 동안 우리는
할 일에 쫓기며
생각을 미룰 핑계가 많다.
전화를 받고
메일에 답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음은 끝내지 못한 일들을
잠시 서랍 속에
밀어 넣어둘 수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모든 소음이 사라진다.
할 일이 사라진 자리에
낮 동안 미뤄두었던 질문들이
하나둘 서랍을 열고
걸어 나온다.
아직 하지 못한 말
아직 끝내지 못한 결정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관계
그것들은 마치
서빙되지 못한 주문처럼
계산이 끝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겠다는 듯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은
정신이 이상해진 밤이 아니라
낮 동안 미뤄둔 것들이
드디어 말할 차례를 얻은
밤이다.
완전히 잠들기 위해서는
그 문장들을 끝맺어야 한다.
끝내지 못한 것은
결국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자이가르닉은
이미 백 년 전에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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