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직업을 떼고 남은 나(2)
나를 설명하던 말들을 내려놓고 나자 남은 건 시간이었다. 그래서 하루를, 일주일을, 인생을 얼마나 열심히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가로 다시 정의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눈 숫자가 7·2·1이다. 생산성 도구도 자기 계발 공식도 아니다. 지금의 나를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 두는 임시 구조물에 가깝다.
7은 삶의 대부분이다. 투자 공부와 주 2일의 노동이 여기에 들어간다. 나는 아직 자유를 완성하지 못했으니 현실을 존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7은 더 벌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기반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시간이다.
2는 이 비율을 짜면서 가장 오래 고민한 자리다. 쓸모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삶의 방향을 정하는 시간이다. 운동, 바카라, 산바카라, 딸과 눈을 맞추는 저녁,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 이 2가 없으면 7은 금세 조급해지고, 판단은 수익에만 매달린다. 돈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몸과 감정이다.
마지막 1은 가장 작지만 가장 무서운 몫이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성과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로 존재하는 시간. 대부분의 사람은 이 시간을 가장 먼저 포기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투자자로 살겠다고 마음먹은 뒤로는 오히려 이 1이 절실해졌다. 쉬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판단을 서둘러 내리고, 시장은 그런 사람을 가장 먼저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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