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급여명세서를 쓰던 5월

1부 월급을 끊은 날들(2)

by유진

2025년 5월, 나는 처음으로 나에게 주는 급여명세서를 만들었다.

4월 말까지는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이었다. 5월부터는 아무도 월급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나에게 주기로 했다. 금액은 500만 원. 엑셀 스프레드 시트에 명세서 양식을 만들었다. 500만 원은 욕심의 숫자가 아니라 계산의 숫자였다. 300만 원은 생활비다. 주거비, 식비, 이동비, 그리고 최소한의 여유. 나머지 200만 원은 어떤 달에도 투자 계좌로 보낸다. 번 돈이 많든 적든 이 금액은 바꾸지 않기로 했다.

번 돈이 많은 달에는 마음이 느슨해지고, 적은 달에는 불안이 커진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흔들림이 판단을 망치는 걸 여러 번 봤다. 그래서 나는 유연한 판단을 믿지 않기로 했다. 이 500만 원을 안정적으로 나에게 줄 수 없다면, 아직 구조가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정했다.


첫 명세서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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