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월급을 끊은 날들(1)
어떤 달에는 투자로 번 돈이 그대로 생활비가 된다. 남는 게 없다. 카드값이 빠져나가고 가계부를 정리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렇다.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괜히 한 번 더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틀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 내가 뭘 잘못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다. 계산기는 늘 같은 답을 내놓는다. 그래도 한 번 더 누른다. 숫자를 바꾸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숫자를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아직은 밤에 물고기를 잡는다. 멋있는 말은 아니다. 그냥 현실이다. 낮에는 시장을 보고, 숫자를 보고, 기업을 들여다본다. 밤에는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이걸 두고 누군가는 아직 전업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아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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