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감정! 제대로 읽은 거 맞아?

by어모쌤 손정화

"원장님이 저를 무시하는 것이 분명해요!"

"그 샘이 얼마나 교묘하게 빠져나가는데요. 말도 진짜 욕 나오게 하고요!"

"인신공격을 당하는 느낌이에요"

"제가 만만한가 봐요!"


다른 사람의 아픈 말을 되받아쳐 주고 싶은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멘토링을 진행하다 보면 다른 사람이 나에게 아픈 말을 해서 그 사람만 보면 치가 떨리고, 배가 아프고,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데 어쩌다 보면 또다시 아픈 말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너무너무 되갚아 주고 싶은데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당하게 되니 정말 얼른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원장님이 선생님을 무시한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최근에 그렇게 느낀 상황을 이야기해 볼까요?"

"그 샘이 교묘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어떤 때예요?"

"인신공격을 당하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이 어떻게 말하거나 행동할 때 나를 만만하게 본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이렇게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면 기회를 만났구나 하며 자신 있게 그 상황을 이야기할 것 같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내가 물어본 것을 다시 한번 물어보며 잠시 시간을 얻기도 하고,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를 유추하며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려드리면 긴장을 조금 늦추고 말하기 시작한다.


"선생님이 느끼신 그 감정을 조금 더 들여다보려고 해요. 무시하고, 공격하고, 만만하게 봐서 그러는 것인지를 확인한다기보다는 선생님의 감정이 그 순간 무엇인지를 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거든요. 감정을 들여다보면 내가 표현한 감정보다 더 세세한 감정으로 나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행동하는 감정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이 말과 함께 나의 짧은 예화를 들려준다.


"제가 어린이집 운영했을 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원장들은 선생님들이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라고 하는 것을 제일 무서워해요. 어느 날 우리 선생님 중에 한 샘이 저에게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나에게도 올 것이 왔구나!' 하며 내가 이 샘에게 뭘 서운하게 한 것이 있나? 요즘 이 샘이 어린이집을 힘들다고 느낄 무슨 일이 있었나?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오전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에 샘이 왔어요. "원장님, 저는 교사로서 자질이 없나 봐요! 00 이가 너무 미워요" 순간 제가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무튼 샘이 저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 있으니 제가 질문했어요. 왜 00 이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냐, 언제 00 이가 밉냐! 그랬더니 샘이 00 이가 자꾸 활동 중에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00 이가 밉다고 하더라고요. 00 이는 엄마 없이 아빠와 할머니와 사는데 그걸 아니 00 이를 도와주고 싶은데 그건 잘 안 되고 밉기만 하다고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뭐라고 하셨는데요?"


"선생님은 00 이를 미워하는 게 아니고 00 이를 도와주고 싶은 거예요. 00 이를 사랑하는 거예요"


"제가 정말 00 이를 사랑하는 걸까요?"


"사랑하지 않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없죠! 그런데 선생님이 그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속상한 거고요. 미워한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방법이 없지만 도와주고 싶은 거라는 걸 알게 된 지금은 방법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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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모든 것을 마음가짐으로 풀어 글을 쓰고 교육하는 어모쌤입니다. 심리치료교육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디지털문해교육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성장의 첫발을 돕는 교육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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