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망할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뭔가요?

by어모쌤 손정화

"망했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한 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나도 가끔 툭 튀어나오는 말이다. 깜짝 놀라 주워 담고 싶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붙잡을 수 없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준비하며 "망했다"라고 말하면 정말 그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만 같아서 "아니 안 망했다"라고 바로 고쳐 말하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오늘 교육을 진행하게 된 강사 손정화입니다. 저는 유치원 교사, 어린이집 교사, 원장으로 22년 이상 현장에서 일했어요.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2016년에 정리했어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왜 정리했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왜 긴요 쫄딱 망했어요"

망했다는 말에 큰 소리로 웃어주시는 선생님들!


정말 망했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웃음이 나오는 걸까? 아니다! 그렇게 정교한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자동적인 사고로 튀어나오는 웃음이다. 망했다는 말이 가지는 기본 가라고 해야 할까?


이쯤 되니 망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진다. 개인, 가정, 단체 따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끝장이 나다. 일이나 계획 등이 실패하다, 일상 대화에서는 큰 일 났다, 실패했다, 끝장났다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전혀 웃을 수 있는 뜻이 아닌데 교육 때마다 내가 망했다고 하면 모두 웃는다고? 하긴 웃으라고 일부러 하는 말이긴 하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말하는가에 따라 말의 힘이 달라지는 걸까?


멘토링을 신청한 선생님이"다 망할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 이렇게 물어봤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뭔가요?" 선생님은 잠시 말이 없었다. 이런 질문을 받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 기다려주었다. 망하다는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처럼 선생님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해보지도 않고 추측하시는 거라서 대답을 못하시는 거예요. 지금 계속 다 추측하고 계시잖아요."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걱정은 거의 대부분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질문을 살짝 바꿔보면 어떨까? "왜 망할 거라고 생각하세요?"라고! 아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실패할 이유는 마치 외워놓은 것처럼 술술 나온다.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망할 거라는 말에 근거를 대라고 하면 아무 말 못 하다가도 ‘왜?’라는 말로 바뀌면 청산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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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모든 것을 마음가짐으로 풀어 글을 쓰고 교육하는 어모쌤입니다. 심리치료교육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디지털문해교육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성장의 첫발을 돕는 교육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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