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들을 아끼지만 유난히 마음이 가는 학생들이 있다.
내가 한국어 튜터링을 갓 시작했을 때부터 나를 찾아준 이 여학생도 그중 하나이다. 미국인이지만 영국에서 외롭게 온라인 게임 생활을 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그녀. 나한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며 맨 처음 보냈던 메시지가 아직도 기억난다.
[한국인 엄마가 있지만 한국어를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저는 성격이 아주 소심해요. 부끄러워서 한국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해요.]
살짝 우울증도 있다는 그녀는 다행히 나와는 꽤 편한지 개인사를 자주 들려주었다. (이런 과정이 그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나는 열심히 들어주었고 점점 공감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녀는 유년 시절부터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 성격이 강해서 어렵다고. 하긴 아버지와 일찍 헤어지고 혼자서 삼 남매를 키우는 게 보통일인가. 고생이 많으셨겠지.
오빠와 남동생이 엄마의 강한 성격 때문에 불평을 할 때면 엄마는 '나랑 살기 싫으면 이 집을 나가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진짜로 10대 때 각자 집을 나갔고 그녀만 혼자 엄마 곁에 남았다고 한다.
"그래도 역시 맏딸이 최고예요. 여자끼리니까 엄마와 더 잘 통하는 게 있지요?"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그녀는 한숨을 크게 쉬며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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