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1)

byYujin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다 복숙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게는 쉬는 날. 함께 일하던 반려인은 새로운 온라인 게임으로 첫 출근을 하고, 나는 좀 더 좋은 가게 자리가 없는지 알아보려 나온 참이었다. 그 얘길 하니 엄마는 매장에서 미술 전시를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한다. 작가의 지인들이 와서 뭐라도 사 먹을 거라며.


"(가게를 운영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 하는) 한가한 소리…“

빠르게 올라오는 말을 참지 못하고 다시 설명했다.

"그런 곳들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야."


전화를 끊고 잠시 후, 버스가 온다는 표시가 전광판에 떴다. 그런데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려는 게 아닌가. 배차 간격이 길어 급한 대로 손을 들었고, 그제야 정류장을 약간 지나쳐 멈추는 기사님. 교통카드를 대자마자 대뜸 "아 숨어 있으면 어떡해요! 안 보이게." 라며 화를 내신다. 나도 큰 소리로 맞받아쳤다. "제가 언제 숨었다고 그러세요? 거기 서 있었잖아요. “


기사님은 출발 후에도 한참을 뒷좌석까지 들리게 투덜거리셨고 짜증의 기운이 버스를 가득 채운다. 다른 승객들을 위해 못 들은 척 창밖을 바라보았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미리 추려 나온 곳들 중, 가장 기대되는 상가를 보려고 내린 정류장. 내리자마자 온몸을 보송한 베일에 감싸 들어 올리는 듯한 벚꽃 향기와 상쾌한 소나무 향에 한껏 들뜬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걸 몰랐나 싶어 보니 <통복천>이라는 이름이 돌다리 어귀에 쓰여있다. 목적지까지는 15분쯤 걸어야 해서 즐겁게 산바카라하듯 걸어갔는데, 뭔가 이상하다. 도착한 음식점 안에 사람이 있다.


'계약기간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아 영업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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