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너머의 공간

byYujin




지난달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며 수치화된 한 해를 눈으로 확인했다. 세무사 없이 직접 신고한 건 올해가 두 번째. 작년의 건보료 폭탄을 생각하면 낮은 소득이 슬픈 일만은 아니었지만, 또 슬픈 일이었다.


도시라고 하기 애매한 이곳에서 비건 베이커리를 어렵게 운영해 왔다. 사람들에게 안긴 기쁨이 고작 이 정도였을까? 벌어서 남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다는 사실에도 무거운 회의가 일었다.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 그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그만큼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거야? 음… 그건 알 수 없지.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큰 숫자가 더 많은 연결을 의미할 수 있어도, 반드시 더 깊은 연결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


장사로 남긴 소득은 보잘것없지만, 모든 일에 우선시했던 내면 탐구의 소득은 적지 않았던 한 해였다. 언젠가부터 막힌 듯했던 명상의 사막에서 발견한 돌파구. 아무런 행위 없이 시공을 반으로 접어 뚫고 지나가는 경험에 한동안 발이 땅에 닿지 않다가, 일상에 통합할 수 있게 되면서 감각과 내면이 확장되었다. 긴장이 줄고, 손님들에게는 맛이나 건강보다 긴요한 것 - 환대, 궁극적으로는 충분한 이완과 쉼을 제공하고 싶어졌다.


매출이 적든 많든 사라지지 않을 넉넉한 틈과 여유를 가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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