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사람들에게 말 거는 걸 좋아한다. 두세 살 때부터 낯가림 없이 동네 어른들과 이야기하더니 일곱 살이 된 지금도 여전하다. 놀이터에서 처음 본 친구와도 잘 놀고, 어른들과의 대화도 능구렁이처럼 자연스럽다. 슬롯성을 배워간다고는 하지만 타고난 기질에 따라 그 속도는 다른가 보다. 내가 30년 넘게 걸려 터득한 기술을 이 아이는 이미 탑재하고 태어났다. 내가 낳은 아이지만 나와는 다른 존재라, ‘나도 어릴 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며 부러워한 적도 있다.
아이를 가졌을 무렵은 뒤늦게 호기심과 탐구심이 폭발하던 시기였다. 새로운 장소에 가서 경험하는 걸 좋아했고, 다양한 모임과 콘텐츠를 만들며 스스로의 영감과 창의성을 시험해 봤다. 되든 안 되든 일단 해보고, 고민하고, 또다시 시도하며 유년 시절에 미처 자극받지 못했던 감각을 깨워냈다. 어릴 때 얌전하다는 말만 듣고 자란 나는 어느새 해보고 싶은 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엄마, 나 어릴 때 왜 밀가루 놀이 안 해줬어. 어릴 때 자극이 안 돼서 그래.”
“그땐 사느라 바빠서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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