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로 퉁치는 채용 브랜딩

해병대는 어떻게 청춘을 낚는가

by일구공

기업 HR에서 우수한 인재를 영입(Recruiting)하는 공식은 아주 단순하고 냉혹하다. 직무 환경이 끔찍하게 열악하면 돈을 더 얹어주고, 돈을 못 주면 워라밸이나 눈부신 성장의 비전이라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 이른바 '금융 치료' 혹은 '커리어 비전 제시'다.

그렇다면 이 당연한 공식을 해병대라는 거대한 조직의 '모집' 단계에 대입해 보자. 만약 해병대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를 민간 채용 포털에 그대로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단 하루 만에 노동청 고발 감이라며 악덕 기업 게시판이 도배될 것이다.

해병대의 실질적인 근무 조건은 타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악하다. 끝없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고강도의 경계근무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속세와 완벽하게 단절된 외딴섬 지역 근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렇다고 청춘을 갈아 넣은 대가로 조직의 정점을 찍을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해병대의 진급 상한선은 3성 장군(중장)에서 칼같이 멈춘다. 기업으로 치면 아무리 뼈를 묻고 충성해도, 애초에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CEO 트랙에는 오를 수조차 없도록 두꺼운 콘크리트 유리천장이 쳐져 있는 셈이다. 워라밸은 최악이고, 근무지는 고립된 오지이며, 최고 경영자가 될 비전마저 꽉 막혀 있다.

정상적인 노동 시장이라면 이런 극악의 조건을 상쇄하기 위해 압도적인 '위험수당'과 '오지 근무 수당'을 쥐여줘야 마땅하다. 하지만 군대는 국가 예산이라는 거대하고 경직된 틀에 묶여 있다. 민간 기업처럼 타군보다 훈련이 배로 힘들고 섬에 박혀 있다고 해서 두 배, 세 배 높은 급여를 꽂아줄 수 있는 구조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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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바카라을 읽고, 조직을 경험하며, 글을 씁니다.현역 해병대 장교의 기록과 독서에서 길어 올린 생각을 담습니다. 첫 이야기는 저의 군 생활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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