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의 첫 주제로 '해병대'와 'HR(인적자원관리)'이라는,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이질적인 조합을 꺼내 든 이유부터 밝히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병대라는 조직을 '관리'한다는 것은 현대 경영학과 행정학의 교과서가 산산조각 나는 기적을 매일같이 목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참으로 기괴하고 경이로운 생태계다. 겉보기엔 "까라면 깐다"는 상명하복의 완벽한 '위계 문화' 같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기수와 출신으로 얽히고설킨 끈끈한 '관계 문화'가 환장할 조화를 이룬다. 엄격한 규정과 매뉴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무 현장에서는 알음알음 이어져 온 비공식적인 관행이나 선후배 간의 암묵적인 룰이 공식적인 지휘 계통을 어이없이 압도하는 촌극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위계라는 거대한 방패 뒤에 숨어서 지극히 사적인 '관계'를 강요하는 기형적인 문화, 이것이 밖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해병대의 진짜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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