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Meritocracy)의 타락

K/D 없는 평시 군대의 딜레마

by일구공

초급 간부들에게 성과상여금이란 그저 ‘매년 2월에 터지는 월급 2배 잭팟 이벤트’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제도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국가가 의도한 본래의 취지와 현장의 체감 온도는 안드로메다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본래 성과상여금은 철저한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민간 기업에서 시행하던 제도를 공공조직에 이식한 것으로, 우수한 실적을 낸 인재에게 더 두둑한 보상을 쥐여줌으로써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동기부여를 끌어올리자는 것이 그 숭고한 취지였다. 하지만 현대 경영학의 이 합리적인 보상 시스템이 위계와 기수로 똘똘 뭉친 해병대라는 닫힌 생태계에 들어오는 순간, 기막힌 돌연변이가 탄생한다.


가장 근본적인 비극은 애초에 평시 군대에서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지표(KPI)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실전이라면 적을 얼마나 제압했는지 킬데스(K/D) 비율로 산정하거나 전투의 승패로 깔끔하게 실적을 평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은 총싸움 FPS 게임이 아니다. 고작 성과상여금 S등급을 가려내겠다고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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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바카라을 읽고, 조직을 경험하며, 글을 씁니다.현역 해병대 장교의 기록과 독서에서 길어 올린 생각을 담습니다. 첫 이야기는 저의 군 생활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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