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써야 미련이 남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난 주에 중요한 스케쥴이 있어 집중하느라 칼럼 작성이 늦었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9월 중순부터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수시 원서 기간입니다. 예민한 시기지요.
그래서 오늘은 "수시 원서 6장, 어떻게 써야 미련이 남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수시 원서 접수가 가까워지면 학생과 학부모님의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하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6장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저는 수시 원서 컨설팅이 이 질문에 대답해드리는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수시 원서는 단순히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종이가 아닙니다.
입시가 끝난 뒤 미련을 줄이기 위해 쓰는 선택지입니다.
수시 원서 6장은 그저 가고 싶은 대학 여섯 개를 적는 일이 아니죠.
도전할 곳, 현실적으로 노릴 곳, 붙으면 갈 곳, 수능을 잘 봐도 후회하지 않을 곳을 나누는 일입니다.
Q. 수시 원서를 앞두고 왜 이렇게 흔들릴까요?
수시 원서 전의 불안은 자연스럽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불안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불안을 기준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원서를 쓸 때는 세 가지 질문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첫째, 붙을 가능성이 있는가?
둘째, 붙었을 때 실제로 갈 수 있는가?
셋째, 수능을 잘 봤을 때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 세 질문을 통과해야 미련이 적은 원서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여긴 붙을 것 같아요"라고 말해도, 붙었을 때 등록할 마음이 없다면 좋은 안정 카드가 아닙니다. 반대로 "여긴 어렵지 않을까요?"라고 말해도, 학생부 흐름이 학과와 잘 맞고 면접에서 설명할 내용이 분명하다면 상향 카드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수시 원서는 점수표만 보고 쓰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등록 의사·정시 기대값을 함께 놓고 써야 합니다.
Q. 상향은 필요할까요?
상향은 욕심이 아니라 미련을 줄이는 카드입니다.
입시가 끝난 뒤 가장 많이 남는 말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그 대학 한 장은 써볼걸.'
특히 학생부 흐름이 괜찮거나, 면접에서 설명할 내용이 있거나, 수능 최저를 맞출 가능성이 있거나, 논술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상향 한두 장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좋은 상향에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신은 조금 부족하지만, 슬롯문제·복지·행정 관련 탐구가 2~3년 동안 이어진 학생이 슬롯복지학과나 행정학과 학종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성적만으로 자르기보다 학생부가 학과를 설명할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또 내신은 애매하지만 6모·9모에서 수능 최저를 안정적으로 맞추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은 최저 있는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에서 상향 가능성이 생깁니다. 최저를 통과하면 실제 경쟁자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논술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신으로는 어려운 대학이지만, 논술 실력과 수능 최저 가능성이 함께 있다면 상향 한 장으로 쓸 이유가 생깁니다.
좋은 상향은 높은 대학이 아니라, 뚫을 이유가 있는 대학입니다.
네임밸류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학생부가 이 학과를 설명할 수 있어서,
면접에서 뒤집을 여지가 있어서,
최저를 맞추면 경쟁자가 줄어들 수 있어서,
논술 준비가 되어 있어서 쓰는 카드여야 합니다.
오히려 상향보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안정카드의 선택입니다.
Q. 안정 카드는 왜 조심해야 할까요?
안정 카드도 필요합니다.
다만 안정 카드의 기준은 단순히 '붙을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끝나면 곤란합니다.
안정 카드는 붙었을 때 실제로 갈 수 있는 대학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정시로 수도권 중위권 대학을 기대할 수 있는데, 수시 안정으로 훨씬 낮은 대학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격 가능성만 보면 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수능을 잘 봤을 때 '정시로 더 갈 수 있었는데'라는 미련이 크게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신이 모의고사보다 훨씬 좋은 학생은 안정 카드가 꼭 필요합니다. 정시에서 더 높은 대학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수시에서 현실적인 합격선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 경우 안정 카드는 불안해서 낮게 쓰는 카드가 아니라, 입시 전체를 지키는 카드가 됩니다.
안정 카드를 고를 때는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붙었을 때 정말 갈 것인가?
여기에 한 질문을 더 붙여야 합니다.
수능을 잘 봤을 때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이 질문이 빠지면 수시 원서가 너무 낮아질 수 있습니다.
Q. 내신보다 모의고사 등급이 많이 높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학생들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내신은 3등급 중후반인데 6모·9모 성적은 2등급 초반이 나오는 학생이 있습니다.
내신은 4등급대인데 국어·영어·탐구 조합이 좋아서 정시로 더 높은 대학을 노려볼 수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내신은 불리하지만 수학이나 탐구가 강해서 특정 자연계열 정시 조합에서 힘이 생기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런 학생에게 낮은 안정 카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시에서 낮은 대학에 합격하면, 수능을 잘 봐도 정시 전형 지원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먼저 정시 기대값을 봐야 합니다.
6모·9모 기준으로 정시에서 어느 대학과 학과까지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수시 하한선을 잡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의고사 기준으로 정시에서 인서울 하위권이나 수도권 주요 대학까지 기대할 수 있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 학생이 수시 안정으로 그보다 훨씬 낮은 대학을 넣으면, 수능 이후 후회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의고사 점수가 한 번만 잘 나온 학생은 신중해야 합니다. 6모만 좋고 9모가 흔들렸다면 정시 기대값을 너무 높게 잡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최근 성적 흐름을 봐야 합니다.
따라서 수능형 학생의 수시 원서는 이렇게 잡아야 합니다.
정시 가능선을 먼저 봅니다.
수시 하한선을 그에 맞추어 적절히 잡습니다.
수능 이후 면접·논술 전형을 활용합니다.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을 적극적으로 검토합니다.
붙으면 정말 갈 대학인지 끝까지 확인합니다.
수시를 쓰면서도 정시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야 수능을 잘 봤을 때도 미련이 적습니다.
Q. 전형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같은 대학, 같은 학과라도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면접형 전형은 합격선이 전혀 다릅니다.
교과전형은 내신 환산과 수능 최저가 중요합니다.
학종은 학생부의 흐름과 학과 설득력이 중요합니다.
논술은 논술 실력과 수능 최저, 시험 일정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신이 안정적이고 학생부 활동이 아주 강하지 않은 학생은 교과전형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능 최저까지 맞출 수 있다면 교과전형의 경쟁력이 커집니다.
반대로 내신은 조금 부족하지만 세특과 진로활동에서 한 방향이 보이는 학생이 있습니다. 교육, 복지, 심리, 생명과학, 기계공학....... 탐구 흐름이 분명하다면 학종을 검토해야 합니다.
내신으로는 상위권 대학이 어렵지만 수능형 성향이 강하고 논술 준비가 된 학생은 논술전형이 하나의 카드가 됩니다. 다만 논술은 '한 번 넣어보는 전형'이 아니라, 실제 기출을 풀어보고 답안 작성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의외로 몇몇 대학의 논술 시험들은 내신과 수능 공부, 그리고 논술 기출문제 만으로도 공략이 가능합니다.
면접형 전형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학생만 면접형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부에 쓸 말이 있고, 본인이 한 활동을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면접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서 한 장은 이렇게 써야 합니다.
대학명, 학과명, 전형명, 수능 최저 여부, 면접·논술 일정, 합격 가능성, 등록 의사.
그 무엇보다는 원서전을 하고 난 이후의 미련, 후회가 남을 가능성.
이 정도가 함께 적혀야 진짜 원서 한 장을 제대로 공유한 것입니다.
Q. 최종 6장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각 원서에 역할을 붙입니다.
상향, 소신, 적정, 안정, 수능 최저 활용, 논술·면접 변수, 정시 고려 카드.
극단적인 예시를 말씀드려볼까요.
예를 들어 한 학생의 6장은 이렇게 구성될 수 있습니다. 굉장히 극단적인 경우인데요,
1장은 학생부 흐름을 믿고 쓰는 상향 학종 : 예상 합격 가능성 20% 미만.
1장은 등급대와 학생부 흐름을 모두 만족시키는 소신 학종 : 예상 합격 가능성 50% 내외
1장은 수능 이후 치뤄보고 싶은 상향 논술 : 예상 합격 가능성 10% 미만.
1장은 수능 최저를 활용하는, 추가합격을 노리는 소신 교과 : 예상 합격 가능성 30% 내외
남은 2장은 붙으면 실제로 갈 수 있는 안정 카드... 예상 합격 가능성 70% 이상.
다른 학생은 다르게 짤 수 있습니다.
모의고사가 강한 학생이라면 낮은 안정 카드를 줄이고, 수능 이후 논술이나 최저 있는 전형을 더 넣을 수 있습니다. 내신이 강한 학생이라면 교과와 학종을 중심으로 안정성과 합격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가 강한 학생이라면 학종의 비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수능 최저가 강한 학생이라면 최저 있는 전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식이 아니라 역할입니다.
각 원서마다 세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합니다.
붙을 가능성이 있는가?
붙었을 때 실제로 갈 수 있는가?
수능을 잘 봤을 때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원서는 다시 봐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여 설명하자면 좋은 수시 원서는 유명한 대학 이름을 많이 적은 원서가 아닙니다.
학생의 내신, 학생부, 모의고사 성적, 수능 최저 가능성, 면접·논술 일정, 학과 선택, 정시 기대값까지 놓고 6장의 역할을 분명히 나눈 원서입니다.
수시 원서 6장은 합격을 위한 선택이면서, 동시에 미련을 줄이기 위한 결정입니다.
너무 높게만 쓰면 불안이 남습니다.
너무 낮게만 쓰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신만 보면 정시 가능성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정시만 보면 수시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 원서 전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이 원서는 왜 쓰는가?"
"붙으면 갈 것인가?"
"수능을 잘 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원서전부터 미련이 남지 않는 선택이어야 미련없이 공부할 수 있고, 반수나 재수의 길로 빠지지 않게 됩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