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조직문화 리더십 소통 앞에서 외로운 순간 힘이 되는 휴먼병법서
X세대 Leader,
X-der라고 불러볼까요.
단군 이래 가장 눈물겨운 샌드위치 세대.
지금 지휘관의 의자나 사장의 바카라상에 앉아 격랑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70년대생, 우리 X세대 리더들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X세대는 참으로 헌신적인 세대였습니다. 젊은 시절 위 세대의 평생 까라면 까는 '명령과 복종'의 유교풍 조직문화를 군말 없이 버티며 일과 부대를 일궈왔습니다. 그렇게 내 청춘을 다 바쳐 이제 막 대장 자리에 앉았더니, 밑에서는 '합리와 개인주의'로 무장한 신세대가 치고 올라옵니다. 설상가상으로 뒤에서는 인공지능(AI)이 턱밑까지 쫓아옵니다. 기술의 속도에 멀미를 느낄 틈도 없이 조직 내부를 바라보면 참으로 서글프고 당혹스럽습니다.
마음만 안타깝다.
그렇지만 이 바카라은 위아래로 끼어 외로운 우리 시니어를 꼰대로 몰아세우거나, 주니어를 개념 없는 세대로 치부하는 흔한 비난의 언어를 쓰지 않고 문제를 풀어가려 합니다.
현장에서 수없이 만난 리더들, 특히나 대한민국 군 리더들과 중소기업의 X세대 사장들이 밤늦게 홀로 불 켜진 집무실에서 내뱉는 고백은 결국 이 안타까움과 답답함으로 귀결됩니다.
과거 우리가 청춘을 바쳤던 강압적인 “까라면 까”식의 문화는 이제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X세대 리더들은 부하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아낌없이 배려하려는 선한 의지와 100°C의 뜨거운 진심을 이미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마주한 신세대 부하들의 행동 Structures과 태도는 때로 너무나 낯설고 이해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조직과 일에 청춘을 바치며 뜨거운 자부심을 느꼈고 그것이 당연했는데, 주어진 역할 너머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듯한 부하들을 보며 깊은 무력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문득 자신의 눈부셨던 주니어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의 청춘들과 비교해 보기도 합니다. 일에 목숨을 걸고 팀을 위해 밤을 새우던 내 젊은 날에 비하면, 저들의 모습이 마냥 안타깝고 아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X세대 리더들은 고개를 숙입니다. 내 청춘의 계절과 이들의 계절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무심해 보여도, 저들의 머릿속에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불안과 치열한 고민이 가득 차 숨을 죽이고 있는 것 아닐까, 리더는 가만히 헤아려보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습니다. 우리가 IMF와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자랐듯, 이들은 단군 이래 가장 치열한 무한 경쟁 속에서 자라나 "스스로를 지키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바카라임져주지 않는다"는 불안을 태생적으로 체득한 세대입니다. 조직에 모든 것을 바쳤다가 마흔과 쉰의 문턱에서 무력하게 꺾이는 선배들의 뒷모습을 이정표 삼아 자란 청춘들입니다. 일에 욕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패의 두려움에 웅크린 것이고, 팀에 애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른니다.
그 서글픈 생존 방식을 마주하며, 샌드위치 세대인 우리는 비로소 리더로서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저 친구의 사연과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세대의 문법을 강요하는 대신, 저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내가 도와주고 이끌어줘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그 깊은 성찰의 끝에서, 고독한 X세대 리더는 결연히 왕관을 고쳐 쓰며 말합니다.
다시 배우기로 한다.
부하의 낯선 태도를 탓하며 "요즘 애들은 안 돼"라고 포기하는 대신, 그들의 사연을 이해하고 그 숨겨진 잠재력에 다시 불을 지필 새로운 시대의 무기를 배우겠다는 결단입니다. 이것은 우리 세대가 틀렸다는 패배의 자백이 아닙니다. 동상이몽의 강을 건너 부하와 온전히 연결되겠다는, X세대 리더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용기이자 내공입니다.
그래서 이 바카라을 써보려고 합니다.
뜬구름 잡는 이론을 걷어내고, 리더들이 현장에서 매일 마주하는 12가지 안타까운 상황 속에 숨겨진 부하들의 진짜 속마음(VOC)과 생애주기적 아픔을 트리즈(TRIZ)식으로 명쾌하게 해체해보려고 합니다.
리더가 완벽주의라는 가면을 벗고 심리적 안전감을 깔아줄 때, 부하는 비로소 안심하고 제 능력을 폭발시키니까요. 경영학을 연구하고 수많은 기업과 군의 현장을 치열하게 컨설팅해 오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진짜 리더십의 완성은 정교한 시스템이나 차가운 숫자가 아니라, 결국 사람의 마음을 알아채는 깊은 내공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바카라은 당신이 가진 안타까운 진심이 부하의 자발적 몰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현대판 ‘휴먼터치 병법서’이자, 밤늦게 홀로 집무실 불을 밝히는 당신의 어깨를 토닥이는 잔잔한 음악입니다. 이제 가장 정교한 소통의 기술을 더해, 서로를 알아가는 이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려는 X세대 리더들에게, 이 차분하고 단단한 발라드를 바칩니다.
신해철 — 〈날아라 병아리〉
내가 아주 작았을 때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것 내가 살던 집의 뜰 안엔 작은 분수대가 있었지 그 바닥엔 하얀 대리석 위에 노란 병아리 한 마리가 내가 보낸 그해 봄날의 기억 속엔 온통 노란색뿐이지
어느 날 아침 나를 깨운 건 가냘픈 병아리 소리였고 내 손바닥만 한 노란 새앙쥐 같은 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 그 작고 약한 몸짓으로 나를 따르던 그 녀석을 나는 얄리라 부르며 매일매일 같이 놀았지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수많았던 사연들 속에서 그 작고 가냘픈 생명 하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던가
처음으로 죽음을 알게 되었던 그 슬픈 날의 기억처럼 내 마음 한구석엔 언제나 얄리가 날아다니고 있지 저 하늘 너머로 날아간 얄리야 지금은 어디 있니 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떠나간 나의 얄리야
X세대 리더들의 눈부셨던 주니어 시절, 가슴속엔 누구나 자신만의 '얄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일에 미치고 조직에 목숨을 걸었던 그 순수한 열정의 기억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청춘들은 그 얄리가 무참히 꺾이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상처받지 않으려 스스로 안전거리를 두고 숨죽이고 있습니다.
그 서글픈 생존 방식을 타박하지 마십시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수많았던 사연들"을 가만히 헤아려보고, 그들이 다시 안심하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리더로서 기꺼이 다시 배우겠다는 결단을 내리는 것. 그것이 오늘 밤, 이 세상 가장 고독한 X세대 선장들에게 흐르는 깊고 묵직한 발라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