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 인종언어학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1. 웃음 뒤에 숨은 ‘정상성’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베트남에서 온 지 6개월 된 리포터 '응웨이'가 등장한다. 응웨이를 바라보며 앵커가 말한다. "아, 너무 귀여워요." 공적 영역에서 리포터에게 건네는 인사치고는 묘한 어휘 선택이다.
응웨이는 "베트남"을 "벳남"이라고 발음하며 서툰 한국말을 구사한다. 뉴스를 전하다가 순살 치킨 얘기를 꺼내고 갑작스럽게 자신이 아이돌 지망생이라고 고백한다. 유쾌하고 엉뚱하다. 응웨이가 말문만 열면 모두 웃는다.
그런 웃음이 무언가를 향하고 있지 않을까? 웃음은 언어와 다름없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반영하면서 세상의 질서를 구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웃음은 이분법의 질서에 개입한다. 누군가는 '정상'의 범주에 있다. 다른 누군가는 그 기준에서 벗어난 존재로 분류된다.
2. "귀여워요"라는 말이 만드는 거리
앵커가 건넨 "너무 귀여워요"라는 상찬은 슬롯적 보호가 필요한 어린아이에게나 건네는 말이다. 그런 명명으로 응웨이는 단번에 사적이고도 미성숙한 자리에 묶인다. 한 문장만으로도 앵커와 리포터의 경계도 그어진다. 앵커는 분석하고 진행한다. 리포터는 귀엽고 엉뚱한 ‘감정적 대상’이다. ‘베트남에서 온’ 리포터는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전경화(foregrounding)된다.
화자 사이의 위계는 그렇게 조직된다. 발화 내용만 중요하지 않다. 누가 질문하고 누가 대답하는가? 누가 대화의 흐름을 통제하고 누가 규칙을 따르는가? 누구의 말은 진지한 정보로 수용되고 누구의 말은 웃음으로 처리되는가? 이 모든 미시적 실천이 곧 권력의 지형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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