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접대의 관습

《The Odyssey(2026)》

byTERU

㉠ 〈오디세이아〉가 일러주는 두 가지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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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는 이타카의 왕이자 트로이 전쟁을 끝낸 지략가 오디세우스 귀향의 노래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인간은 왜 모험을 떠날까? 둘째, 인간은 왜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가? 두 질문에 답하기 위해 누구보다 지혜로웠으나 자신의 이름마저 잊어야 했던 10년 여정이 펼쳐진다.


호메로스가 쓴 트로이 전쟁 두 작품의 세계는 다르다. 〈일리아스〉가 승전에서 얻은 명예(Kleos)의 서사시라면 〈오디세이아〉는 그 명예에서 찾아오는 귀향(nostos)의 서사시다. 아킬레우스가 전쟁 영웅답게 '짧고 굵은 삶'을 살았다면, 오디세우스는 '길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내야 하는 생존자이다. 하나는 죽음으로 완성되는 비극이고 다른 하나는 삶의 지속으로 완성되는 여정이다. 〈오디세이아〉에서 신들은 인간을 시험하지만, 인간을 완성하는 것은 신의 힘이 아니라 선택과 인내다.


트로이 목마를 고안해 낸 천재 지략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일, 20년 동안 기다린 아내를 다시 알아보는 일 그리고 자신이 떠날 때 갓난아기였던 아들 델라마코스 앞에 아버지로 서는 일이었다. 신의 분노보다 더 무서운 일은 고향 이타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이 역설이 〈오디세이아〉의 문학적 위대함이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궁전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자신이 아닌 누군가'로 위장해야 했다. 나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폴리페무스에게 외쳤고, 벌거숭이 표류자로 있어야 했고, 거지의 누더기를 걸쳐야 했다. 심지어 자신의 궁전에 당도해서도 거지꼴로 스스로 이름을 감춰야 했다. 자신의 정체를 지우라고 끊임없이 요구한다니 〈오디세이아〉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안이다.


당신이 얻은 명성, 당신이 쌓아 올린 업적, 당신이 자랑스러운 그 모든 스펙을 내려놓을 때 과연 당신에게 남는 건 무엇인가요? 오디세우스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동료를 잃었고, 배는 부서졌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마저 버려야 했다. 그럼에도 시련을 견디고 고통을 이겨내고 망각 속에서 자신을 잊지 않으려 노력해야 했다. 인내와 절제, 지혜가 요구되었다.


개선장군이 빈털터리로 자신의 궁전 앞에 돌아올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 증명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전쟁에서 묻혀온 살육과 오만함을 씻어내는 시간, 승리에 도취되어 애써 외면했던 불완전한 인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시간, 전쟁영웅이라는 화려한 페르소나에 감춰진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성숙이란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조화를 이루는 능력이다. 괴물을 만났고, 신들에게 미움받았고, 동료들의 죽음도 배의 난파도 10년의 표류도 오디세우스의 의지로 막을 순 없었다. 그는 지혜로운 영웅이었지만, 세상은 그 지혜보다 넓고 깊었다. 상실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함께 걷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마지막에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자신의 분노마저 조절하게 된다. '성숙`은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오랜 세월 조용히 숙성되어 드러난다. 성숙은 내 주변인들을 배려하고 그 관계 속에서 점점 더 많이 퍼져나가 무너진 이타카를 재건하는 신뢰가 형성되고 쌓이게 된다. 〈오디세이아〉가 남긴 두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떠남은 성숙으로 나아가는 여정이고, 돌아옴은 성숙해진 내가 공동체 안에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함이라고 말이다.


㉡각색의 두 가지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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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20년의 여정(원작에 없는 트로이 전쟁 막바지가 묘사됨)을 떠난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저주와 거대한 폭풍,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마녀 키르케, 바다의 여신 칼립소까지 오디세우스 앞에는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쉼 없이 밀려든다. 주인공이 겪는 모험을 쭉 따라가다 보면 그의 내면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한다.


한편, 그의 부재가 길어진 이타카에서는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가 권력을 탐하는 구혼자들의 압박 속에서도 남편을 기다리고,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왕국을 지키지 못하는 무력감 속에서 성장통을 겪는다. 《오디세이》는 거대한 모험만큼이나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을 비중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이야기의 층위를 복합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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