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변화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옵니다
연봉은 지금보다 30% 오르고, 야근은 없고, 들어가자마자 팀장 자리. 이런 제안을 받는다면 어떨까요? 대부분은 가슴부터 뛸 겁니다.
"이번 달까지만 할인"이라는 학원 상담, "이 조건은 다시 안 나와요"라는 집 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점은 줄줄이 들리는데, 부작용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모든 변화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있습니다.
이직도, 새 학원도, 새집도 모두 내 삶의 변화입니다. 그러니 좋기만 한 기회는 없습니다. 기회만 보인다면, 부작용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위기를 못 본 것입니다.
지훈 씨는 업계에서 "사람 잘 챙기는 관리자"로 소문이 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연봉 30% 인상, 야근 없음, 입사하자마자 팀장.
인사 담당자는 덧붙였습니다.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가 없어서요. 이번 주 안에 답을 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급작스러운 제안이라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고민할 수로록 좋은 점만 떠올랐습니다.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었고, 망설이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습니다.
변화에는 늘 기회와 위기가 함께 있다고 했습니다. 이직 제안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를 옮기는 건 내 삶의 큰 변화이고, 이 변화에도 역시 위기가 숨어있는 법입니다.
연봉이 오르면 그만큼 기대와 바카라임이 따라옵니다. 팀장이 되면 성과의 압박이 따라오고, 새 회사로 옮기면 처음부터 다시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따라옵니다. 이것이 그 기회에 함께 오는 위기이고, 잡으면 당연히 감당해야 할 부작용입니다.
물론 위기가 보인다고 나쁜 기회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회와 위기가 함께 보여야 제대로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점만 보이는 기회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건 위기가 없는 게 아니라, 위기가 못 본 것입니다.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 부작용을 가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내가 부작용을 따져보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점에 마음이 들떠서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습니다.
좋기만 한 기회는 없습니다. 반드시 그 좋은 점 뒤에 숨겨진 부작용을 찾아야 합니다.
부작용을 모른 채 뛰어들면, 그 부작용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더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옵니다.
좋은 제안은 대부분 누군가 만든 변화입니다.
회사가 내민 이직 제안도, 학원의 할인 행사도, 부동산의 급매물도 모두 누군가 만들어 나에게 건넨 변화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만든 변화에는 그 변화를 만든 사람의 이익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건넨 좋은 제안 앞에서는 먼저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이 변화로 득을 보는 건 누구이고 어떤 이익을 보는가?"
지훈 씨의 경우를 볼까요?
"이번 주 안에 답을 달라"는 재촉으로 득을 보는 건 지훈 씨가 아닙니다.
빈자리를 급히 채워야 하는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그 회사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그 재촉이 지훈 씨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까지 알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움직이려는 변화의 신호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지훈 씨가 받은 제안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말에도 그대로 보입니다.
서두르게 한다.
"이번 주 안에", "이번 달까지만 할인", "오늘 다른 분도 보고 가셨어요." 생각할 시간을 빼앗는 말입니다.
감정을 부추긴다.
"이런 기회 다시 없어요", "다들 하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져요." 따져보기 전에 마음부터 움직이게 합니다.
한쪽에서만 들린다.
좋다는 말이 제안하는 쪽에서만 나오고, 다른 곳에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셋 중 하나만 보여도 한 번 의심해야 합니다.
셋이 다 보인다면, 그 제안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움직이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변화의 신호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끌려간 사람은 자기가 끌려갔다는 걸 모릅니다. 오히려 "내가 원해서 한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서두르게 하고 감정을 부추기면, 남이 원하는 선택을 내가 원하는 선택처럼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기회는 반드시 의심해야 합니다. 의심이라고 해서 귀를 닫고 눈을 감고 등을 돌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어떤 기회인지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함께 오는 위기, 내가 감당할 부작용은 무엇인가?
이 변화로 득을 보는 쪽은 누구인가?
지훈 씨도 그 회사를 다녀 본 사람을 수소문해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알게 됐습니다. 그 팀장 자리는 1년 사이 세 사람이 거쳐 간 자리였고, 팀 안에 오래 묵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그렇다고 해서 이직이 나쁜 결정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회만 보고 내리는 결정이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함께 보고 내리는 결정을 한다면 분명 더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변화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있습니다. 좋은 점만 보이는 기회라면, 아직 다 보지 못한 것입니다.
Q.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다가 좋은 기회를 다 놓치지 않나요?
따져보는 것과 망설이는 것은 다릅니다. 부작용을 확인하는 데는 전화 몇 통, 커피 한 잔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진짜 좋은 기회는 며칠 확인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확인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기회라면, 그 재촉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Q. 세상엔 정말 좋기만 한 행운도 있지 않나요? 복권 당첨 같은 거요.
복권 당첨도 내 삶의 큰 변화입니다. 그 돈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 달라진 주변 관계를 감당하는 일이 따라옵니다. 위기가 작아 보이는 기회는 있어도, 위기가 아예 없는 변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부작용이 있다면, 결국 하지 말라는 건가요?
아닙니다. 위기가 함께 온다는 건 그만큼 얻을 것도 있는 진짜 기회라는 뜻입니다.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감당할 부작용을 알고 고르라는 것입니다. 알고 고른 사람은 어려움이 와도 대비할 수 있지만, 모르고 고른 사람은 그 어려움을 배신처럼 느낍니다.
Q. 이미 좋은 점만 보고 덜컥 선택해 버렸다면요?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그 선택의 부작용을 따져보면 됩니다. 감당할 몫을 알면 대비할 수 있고, 미리 보지 못한 위기가 무엇이었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다음 선택의 기준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