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계역 앞 카페에서.

[D-483] 당신도 센스가 있다.

byMooon

D-483. Sentence

당신도 센스가 있다.


IMG_1881.HEIC@도계 카페로이

청년 한달살기 3주째 첫날이다. 오늘은 삼척에서 도계로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10명의 청년 중 4명은 아직 복귀 전이라, 6명과 함께 산골짜기에 있는 점리 숙소로 짐을 옮겼다. 처음엔 4주가 참 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작이 다가올수록 순식간에 지나가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2주가 지났다.


어젯밤 도착해 오늘 아침 청년들의 식사를 준비했다. 다들 주말 내내 신나게 놀고 새벽까지 잠들지 않았는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난 2명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걱정과 달리 주말을 얼마나 야무지게 보냈는지, 듣는 내내 감탄이 나왔다. 파워블로거인 청년덕분에 남아있는 청년들은 협찬을 받아 인근 지역에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지역상품권으로 몇천 원에 근처를 여행했고, 생일을 맞은 청년 한 명의 생일파티도 열었다. 숙소 앞에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보겠다고,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누웠다고 했다. 그 장면이 눈앞에 그대로 그려졌다.


숙소를 옮기는 차 안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웃는데 왜 웃는지 모르는 대목이 있었다. 말을 하면서도 내가 꼰대 같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밤을 새우기 어렵고, 몸이 변해가는 건 이미 온몸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었다는 걸 이렇게 실감한 건 오랜만이었다. 청년들의 감성과 센스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다른 생각이 함께 들었다. 그들이 아직 느끼지 못하는, 내 나이만의 센스도 있지 않을까. 40대만 아는 감각이 분명 있을 것이다. 통통 튀기만 할 줄 알았던 요즘 청년들이 늘 어려웠다. 그런데 4주를 함께하는 이 10명은 아날로그의 가치를 알고, 열심을 낼 줄 안다.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청년들의 휴식 시간이다. 저녁 먹기 전, 프로젝트 작업을 하려고 차를 끌고 무작정 도계역 카페에 나왔다. 작은 기차역 카페에서 혼자 작업 모드에 들어가는 것, 이것도 나만의 감성 아닌가. 비현실처럼 느껴지는 오후다.



내 안의 한 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해서, 감각이 없는 건 아니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청년한달살기 #나이듦 #퍼스널브랜딩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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