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을 살아내고 있을까?

[D-486] 살아내지 못한 삶

byMooon

D-486. Sentence

살아내지 못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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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success_spoon / (우)분위기메이커 청년이 건넨 선물

어제 수료식을 끝으로 한달살기 4주가 막을 내렸다. 11월 초 서울 전시가 남아 있고 결과보고서와 예산 정산까지 할 일은 아직 많지만, 삼척에서의 4주는 정말 끝이 났다. 비현실적이다. 시작도 그러했고, 마지막도 마찬가지다.


4주 동안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삶을 살았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서울에서 수업이 있어 내가 맡은 브랜딩 워크숍을 월·화·금에 몰아넣었고, 주일 저녁마다 삼척으로 향했다. 화요일에 서울로 돌아올 때는 차를 몰 때도, 기차와 버스를 갈아탈 때도 있었다. 어떤 금요일은 새벽 기차로 내려갔다가 저녁에 다시 올라오기도 했다. 수·목은 오전 수업을 마치면 오후 내내 다른 프로젝트 워크숍이 이어졌다. 삼척에 있는 날에도 공식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저녁부터 새벽까지 보고서를 붙잡았고, 점심 먹고 쉬는 시간엔 도계역 근처 카페로 나가 온라인 회의를 했다. 그렇게 4주가 흘렀다. 서울 전시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4주를 함께해준 10명의 청년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서울로 떠나려고 숙소를 정리하고 있는데, 한 청년이 드릴 게 있다며 운영자방으로 찾아왔다. 나와 이사님 두 분, 매니저님의 이름이 하나씩 적힌 체크무늬 봉투였다. 안에는 코팅된 네잎클로버와 네잎클로버 키링, 문어 모양 괄사가 들어 있었다. 4주 내내 삼척에 머물면서 언제 이런 선물을 준비한 건지. 참 기특했고 고마웠다. 그중에서도 오래 남은 건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 카드 뒤에 적힌 한 줄이었다. '피곤하지만 열일하시는 문대표님.' 매력폭발 이사님, 시크도도 이사님, 귀염뿜뿜 매니저님 사이에서, 내 앞에 붙은 말은 피곤이었다.


그렇게 비쳤구나. 피곤함이 묻어났구나 싶어 순간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 생각은 결국 두 아들에게로 갔다.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로 비치고 있을까. 일에 치여 허우적대는 엄마일지, 자기들의 하루를 나눌 수 없을 만큼 늘 굳어 있고 긴장한 엄마는 아닌지 말이다. 두 아들이 어른이 되어 지금의 나를 떠올릴 때, 어둡고 지친 엄마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한다. 주어진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엄마말이다. 그러려면 지금의 일상을 즐겁고 감사하게 감당하는 모습으로 채워 가야 할 텐데 말이다. 바쁜 것과 즐거운 것은 다른 이야기니까. 힘든 것과 가치 있는 것이 다르다는 것쯤은 알 나이가 되었으니까. 카드를 다시 들여다본다. 피곤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 있었다.



내 안의 한 줄

기꺼이 살아낸 삶을 물려주고 싶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한달살기 #엄마의얼굴 #퍼스널브랜딩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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