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피형인가?

사건보다 해석이 더 피곤한 사람들

by곽작가

요즘은 사람을 한 단어로 정리한다.

저 사람은 가스라이팅을 한다. 저 사람은 회피형이다. 저 사람은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쓴다. 저 사람은 나르시시스트다. 관계에서 뭔가 불편한 일이 생기면, 우리는 그 사람을 설명할 이름부터 찾는다. 이름을 붙이면 이해가 된 것 같고, 이해가 되면 정리가 된 것 같다.


근데 사람은 그렇게 한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다.

사람은 입체적이다. 사랑하면서 동시에 권태로울 수 있다. 헌신하면서 외로울 수 있다. 어떤 날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바꾸려 들고, 어떤 날은 누군가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싶고, 또 어떤 날은 다 놓고 도망치고 싶다. 그게 다 한 사람 안에 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모순이 아니다. 그냥 인간이 그렇게 생겼다.


근데 우리는 그 순간들에 각각 이름을 붙인다. 상대를 바꾸려 하면 가스라이팅. 힘들다고 털어놓으면 감정 쓰레기통. 거리를 두면 회피형. 하나하나 진단명이 붙는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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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굴리는 건 사랑이 아니라 기획이었다. 보이지 않는 PM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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