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보다 해석이 더 피곤한 사람들
안다. 내가 예민하다는 것을.
상대의 표정을 본다. 목소리 톤을 듣는다. 말하는 속도가 평소보다 조금 빠른지, 눈을 어디에 두는지, 웃을 때 눈까지 웃는지 입만 웃는지. 의도한 게 아니다. 그냥 보인다. 그냥 들린다. 그냥 느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서 판단이 된다. 저 사람 오늘 기분이 안 좋구나. 저 말은 진심이 아니구나. 나한테 뭔가 불편한 게 있구나.
그 판단이 하루를 잡아먹는다.
아침에 스친 표정 하나가 오후까지 간다. 점심 먹으면서도 그 표정을 복기하고, 퇴근길에도 그 목소리 톤이 귓가에 남는다. 별것 아닐 수도 있다. 그 사람이 그냥 피곤했을 수도 있고, 다른 일이 있었을 수도 있고, 나랑 아무 상관없는 표정이었을 수도 있다. 근데 일단 걸리면 쉽게 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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