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이유로

사랑과 걱정 사이

by다설렘
“당신은 다른 누구의 삶도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심지어 당신의 자녀의 삶조차도요.” — 엘리너 루스벨트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랑하는 마음은 참 이상하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걱정이 되고, 걱정은 기대가 되고, 기대는 조바심이 된다.

잘했으면 좋겠고,
좋은 선택을 했으면 좋겠고,
조금 덜 돌아갔으면 좋겠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마음이 사랑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내 생각과 다른 선택을 하려고 하면 마음이 불편했다.

'그게 정말 네게 좋은 걸까?'

한 번 묻고 나면 또 묻게 되고, 설명하고 싶어지고, 설득하고 싶어진다.


나는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는 내가 바라는 미래도 함께 들어 있었다.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아이가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주 조금 달랐다.

그 작은 차이를 알아차리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삶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고, 내가 알고 있는 좋은 길을 알려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내가 걸어온 길이 그 사람에게도 맞는 길이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이미 살아본 사람이고, 아이는 아직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아이는 아직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살아볼 수 있도록 믿어주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아이의 선택이 걱정될 때 마음은 자꾸 미래로 달려간다.

'혹시 잘못하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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