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기지 않아도 괜찮다

비교하고 경쟁하느라 지친 마음에게

by다설렘
“질투는 무지이고, 모방은 자살이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자기 신뢰(Self-Reliance)』


가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숨이 막힐 때가 있다.

누군가는 나보다 빨리 가고 있는 것 같고, 누군가는 나보다 많은 것을 가진 것 같다. 누군가는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을 먼저 얻은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도 뒤처지면 안 될 것 같고, 저 사람보다 잘해야 할 것 같고, 나도 무언가를 증명해야 할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비교였을 뿐이다.

그런데 비교는 금세 경쟁이 된다.

상대가 나를 의식하지 않는데도 나는 자꾸 상대를 의식한다. 상대가 나를 밀어내지 않았는데도 나는 먼저 밀리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을 하나씩 긋는다.

누가 더 잘했는지.

누가 더 많이 가졌는지.

누가 더 인정받는지.

누가 더 앞서 있는지.

그 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잊어버린다.

그저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달리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마음은 점점 더 지쳐간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여유가 없을 때 더 쉽게 부딪힌다.

마음에 빈자리가 없으면 다른 사람의 작은 행동도 크게 느껴진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고, 별것 아닌 표정 하나에도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좋은 소식도 진심으로 축하하기 어려운 날이 있다.

‘정말 잘됐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런 생각이 올라온다.

‘나는 왜 아직 이렇지?’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긴 것뿐인데, 어느 순간 그것이 나의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비교가 시작되면 상대방은 어느새 나보다 앞선 사람이 된다.

나는 뒤처진 사람이 되고 만다.

사실 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가끔은 상대를 바라보기 전에 내 상황부터 돌아봐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지금 많이 지쳐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진 것은 아닐까.

무언가를 잃을까 봐 불안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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