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그 질문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이다." — 빅터 프랭클 (Viktor Frankl),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일이 잘 안 풀렸던 날도 있었고, 관계가 무너졌던 날도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병을 만났던 시간도 있었고, 아무리 애써도 바꿀 수 없는 현실 앞에 서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왜 하필 나였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답을 찾고 싶었다. 이유를 알면 덜 괴로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답을 찾는 시간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만들었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걱정은 새로운 걱정을 데려왔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두려워했고,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현실보다 생각 속에서 더 오래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의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 사람이 떠난 이유도 알고 싶었고, 관계가 어긋난 이유도 알고 싶었다. 내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왜 불안했는지, 왜 삶이 자꾸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세상에는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진심을 다했는데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다. 건강하게 살았는데 병을 만날 수도 있고, 오래 함께할 것 같던 사람이 어느 날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 세상은 늘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저 그런 일이 일어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설명할 수 없는 현실보다 설명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마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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