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회복 가능할까?

마음이 바뀌었을 때 다시 손을 내미는 용기

by마카롱 캡슐 소녀

그런데 관계 회복에는 한 가지 더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존중받았습니다.

친구가 물었습니다.

“같이 할래?”

아이는 그때는 싫었습니다.

“싫어.”

친구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알겠어.”

아이는 자신의 선택을 존중받았습니다.

그것은 분명 중요한 경험입니다.

내가 싫다고 했을 때 상대가 억지로 끌고 가지 않는 것.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멈춰주는 것.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안전감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이의 마음이 바뀝니다.

아까는 싫었는데,

지금은 같이 하고 싶습니다.

친구와 다시 놀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같이 하자고 해볼까?’

생각은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아까는 내가 싫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같이 하자고 하면 이상하지 않을까?’

‘친구가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

‘내가 먼저 말하면 내가 지는 것 같아.’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괜히 다시 다가갔다가 거절당하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아.’

그래서 아이는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친구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시간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관계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는 관계를 끊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다시 연결되고 싶은데,

다시 손을 내미는 방법을 모르는 것입니다.


‘싫어’는 배웠지만 ‘다시 하고 싶어’는 배우지 못한 아이

우리는 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라고 가르칩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해.”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네가 원하는 것을 말해도 괜찮아.”

이것은 매우 중요한 교육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멈추면 아이는 자신의 경계를 지키는 것은 배워도, 관계를 다시 여는 방법은 배우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싫어요.”

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마음이 바뀌었을 때는 어떨까요?

“지금은 하고 싶어요.”

“아까는 싫었는데 지금은 같이 하고 싶어요.”

“다시 해도 될까요?”

“나도 같이 놀고 싶어.”

이 말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욕망을 다시 드러내는 순간에는 거절당할 가능성도 함께 생기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거절할 때는 내가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싫어.”

그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다가갈 때는 내가 상대의 선택을 기다려야 합니다.

“나도 같이 하고 싶은데…… 너는 어때?”

이 순간에는 상대에게 결정권이 넘어갑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일이

단순히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조금 내어놓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먼저 말하면 내가 약해지는 것 같은 이유

왜 먼저 다가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까요?

그 안에는 아주 미묘한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원한다고 말하면 내가 더 약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관계에서 내가 먼저 손을 내민다는 것은 상대에게 나의 욕망을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너와 놀고 싶어.”

“나는 너를 보고 싶어.”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

“나도 같이 하고 싶어.”

이 말들은 모두 상대에게 나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상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다가가는 사람은 잠시 자신의 마음을 상대의 선택 앞에 놓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이것이 무척 취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관계에서 배운 것이

‘상대에게 거절당하지 않는 것’

이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먼저 원하는 것을 말하는 대신,

상대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립니다.

상대가 손을 내밀면 그때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는 못합니다.

그렇게 관계에서 안전하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다가,

오히려 관계가 끊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존중받았지만,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경험은 없었다

여기에서 우리가 볼 필요가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존중받았습니다.

“싫어.”

라고 했을 때

“그래.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좋은 경험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경험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아까는 싫었는데 지금은 하고 싶어.”

“그래? 그럼 다시 같이 해볼까?”

또는

“아까 네가 싫다고 해서 나는 먼저 하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은 네가 하고 싶구나.”

이런 경험입니다.

즉,

자신의 마음을 존중받는 경험과 마음이 바뀐 뒤 다시 관계를 연결하는 경험은 다릅니다.

아이는 전자를 배웠지만 후자를 배우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가 한번 끊어지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친구와 다투고 나서 먼저 말을 걸지 못합니다.

한번 거절한 뒤 다시 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합니다.

부모에게 화가 나서 방문을 닫은 뒤에도 다시 나가고 싶지만 먼저 말을 걸지 못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이런 모습이 더 크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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