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는 게임 속에서 무엇을 보는가
게임을 함께하는 이유는 아이에게 게임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가 이기는지, 누가 규칙을 잘 지키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게임 안에서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그 마음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다시 선택하는지를 본다.
게임은 아이의 마음을 숨기기 어려운 공간이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욕망이나 불안, 경쟁심, 회피, 자기방어가 게임의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래서 상담사는 아이의 행동을 바로 고치기보다 그 행동이 나타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이 아이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이다.
아이가 카드를 빨리 가져가려고 한다면 단순히 규칙을 어긴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기고 싶은 것인지, 좋은 카드를 갖고 싶은 것인지, 다른 아이보다 잘하고 싶은 것인지 살펴본다.
어떤 아이는 인정받고 싶어 한다.
어떤 아이는 친구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어떤 아이는 지고 싶지 않다.
어떤 아이는 갈등을 피하고 싶다.
어떤 아이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 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달라도 그 행동을 움직이는 욕망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상담사의 첫 번째 역할은 행동을 바로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 뒤에 있는 욕망을 발견하는 것이다.
욕망을 알아야 아이가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상담사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이 아이는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본다.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어도 아이마다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다.
어떤 아이는 먼저 말한다.
“나 이거 하고 싶어.”
어떤 아이는 말하기 전에 손이 먼저 움직인다. 카드를 가져가거나 친구의 물건에 손을 댄다.
또 어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멈춘다.
이 차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사는 욕망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마음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이 생긴 다음이다.
욕망 → 감정 → 행동
이 과정에서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는지를 본다.
특히 행동이 너무 빨리 나오는 아이에게는 욕망을 없애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과 행동 사이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준다.
“잠깐.”
“하고 싶었구나.”
“그럼 뭐라고 말해볼까?”
이 짧은 멈춤을 통해 아이는 처음으로 경험한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도 바로 행동하지 않고 내가 선택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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