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서 ‘너’로 시선을 넓히는 연습

나 빨강 할 건데, 너 무슨 색 할 거야?

by마카롱 캡슐 소녀

“우리 아이는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 같아요.”

아이와 게임을 하다 보면 자신의 마음을 아주 분명하게 표현하는 아이를 만납니다.

“내가 먼저 할 거야.”

“이건 내가 갖고 싶어.”

“내가 이 카드 쓸 거야.”

“내가 이겼어.”

이런 아이를 보며 엄마들은 걱정합니다.

“자기 생각밖에 안 해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몰라요.”

“자기 것만 챙기려고 해요.”

“이렇게 자기중심적이면 친구 관계가 괜찮을까요?”

하지만 상담실에서 아이를 조금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표현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입니다.

“나는 이걸 하고 싶어.”

“나는 이게 좋아.”

“나는 이건 싫어.”

이렇게 자신의 욕망을 알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감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나’가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 안에서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상대에게도 원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느끼면서 동시에 상대의 마음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너만 생각하지 마.”

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유지한 채 상대의 마음을 하나 더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자기중심성은 ‘나쁜 마음’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에게 자기중심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하고 싶으면 상대도 하고 싶을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은 친구도 가지고 싶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욕구가 강하게 올라오는 순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하고 싶다.”

는 마음이 너무 선명해서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지?”

라는 질문까지 동시에 떠올리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자기중심적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이미 있는 ‘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선을 조금씩 넓혀주는 것입니다.



실제 상담 장면

“나도 빨간색 하고 싶은데.”

세 명의 아이와 보드게임을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네 가지 색깔 중 각자 사용할 말을 하나씩 골라야 했습니다.

한 아이가 가장 먼저 말했습니다.

“나는 빨간색 할래.”

그러자 다른 아이가 바로 말했습니다.

“나도 빨간색 하고 싶은데.”

“내가 할래.”

“나도 하고 싶은데.”

아주 사소한 말다툼이 시작됩니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

누가 먼저 집었는지,

빨간색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큰 갈등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불편해지는 상황입니다.

그때 한 아이가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원래 이런 작은 충돌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도 빨간색을 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동안 가만히 다른 색깔의 말을 집었습니다.

상담사는 그 아이에게 억지로

“너는 뭐 하고 싶어?”

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또

“네 것도 말해야지.”

라고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게임에서는 다른 아이들의 욕구와 충돌하는 상황을 함께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며칠 뒤 같은 상황이 다시 생겼습니다.

세 아이가 게임을 시작했고, 다시 네 가지 색깔 중 말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아이가 빨간색을 집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용히 있던 아이가 먼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너 빨간색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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