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행동 사이에 선택의 공간을 만들다
돌진형 아이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빠른 행동입니다.
말하기도 전에 장난감을 가져옵니다.
상담사가 카드를 섞기도 전에 먼저 카드를 가져갑니다.
게임의 순서와 규칙을 함께 정하기도 전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생각은 그 행동을 따라갑니다.
“잠깐만 기다려.”
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행동은 끝나 있습니다.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욕망이 생기고 행동이 일어나는 사이에 아주 짧은 틈을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돌진형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거 하고 싶어.”
“내가 먼저 할래.”
“저 카드 줘.”
“내가 이길 거야.” 욕망은 분명하고, 표현도 빠릅니다.
어려운 것은 원하는 마음을 잠시 가지고 있으면서도 바로 행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아이에게 계속해서 아주 짧은 경험을 만들어 줍니다.
상담사가 먼저 멈춤을 만들어 줍니다.
“멈춤.”
그리고 묻습니다.
“누구 차례지?”
아이가 대답합니다.
“친구 차례.”
“그럼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까?”
“기다려.”
“그래. 기다려보자.”
이 짧은 대화가 반복됩니다.
아이는 새로운 규칙을 배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 차례에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카드를 가져가면 안 된다는 것, 게임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멈출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설명보다 경험을 반복합니다.
손이 나가기 전에 멈추고,
친구 차례를 확인하고,
자신의 차례가 오면 선택합니다.
그렇게 욕망과 행동 사이에 작은 틈이 만들어집니다.
돌진형 아이는 게임을 하다가 기분이 나빠지면 자신의 감정을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말로 공격하기도 하고,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
게임판을 밀기도 하고,
상담실 문을 열고 나가기도 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행동으로 바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나 상담자는 아이에게 말합니다.
“그래, 네가 속상했구나.”
“이해해.”
“화날 수 있어.”
“네 마음은 알겠어.”
물론 이런 공감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감하는 말과 실제로 마음을 받아주는 경험은 항상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의외로 부모와 어른의 마음을 구분해서 알아차립니다.
“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은 나를 받아주는 것은 아니구나.”
아이에게는 이런 경험이 쌓일 수 있습니다.
혼내지는 않으니 일단 조용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관계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다시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부모는 생각합니다.
“분명히 아이 마음을 이해해 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왜 달라지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공감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면서 동시에 현실의 행동을 함께 조정하는 것입니다.
“화가 난 것은 알아.”
“네가 지고 싶지 않았던 것도 알아.”
“그런데 화가 났다고 친구를 밀 수는 없어.”
그리고 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럼 지금 네 마음을 어떻게 말해볼까?”
“나 화났어.”
“그래.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다시 하고 싶어.”
“그 마음도 말할 수 있어.”
아이의 감정을 아이 스스로 말했을때 너와 나의 행동의 경계는 분명하게 세워집니다.
마음은 받아주되 모든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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