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번째 감사일기

by김단아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혼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언니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참았던 마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는지, 나는 거의 50분 동안 엉엉 울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많이 울었는데, 언니들은 그 긴 시간 동안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하게 위로해주었다.

생각해보니 마음 놓고 50분 동안 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의 귀한 50분을 온전히 내 슬픔을 들어주는 데 써준다는 것도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인생은 길게 봐야 해.”

언니들이 해준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지금의 일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어쩌면 아주 긴 삶의 한 부분을 지나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당장 먼 곳까지 바라볼 힘이 없을 때, 대신 조금 더 멀리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든든했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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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미술관 사이, 불안과 감사 사이, 엄마와 나 사이에서 글을 씁니다. 잘 버티는 것이 어른의 일이라 믿던 날들을 지나, 지금은 다시 천천히 살아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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