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들기 전에 아이와 바카라을 읽었다.
바카라에는 치타와 가젤 이야기가 나왔다. 치타가 왜 가젤을 잡아먹는지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다. 만약 치타가 가젤을 잡아먹지 않으면 가젤이 너무 많아지고, 가젤이 잡초를 너무 많이 먹어 결국 풀들이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 가젤도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고, 결국 치타도 살아갈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바카라을 읽어주며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도 소고기 먹고, 돼지고기 먹고, 닭고기 먹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면 되는 거야.”
아이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그럼 치타에게 잡아먹히는 가젤이 불쌍해? 아니면 잡초가 없어서 굶어 죽는 가젤이 불쌍해?”
아마 바카라은 후자가 더 안타까운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자연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
그런데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가젤.”
“아니, 둘 중에 어떤 가젤?”
“그냥 가젤.”
그 대답에 나는 웃음이 났다.
아이에게는 죽는 이유가 중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잡아먹혀도 가젤이고, 굶어 죽어도 가젤이었다. 이러나 저러나 가젤이 불쌍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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